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문화재청 국감에서는 4대강사업의 문화재 훼손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문화재청이 4대강사업을 위해 문화재 조사를 부실하게 했다고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응수했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이날 “경기도 여주에 있는 세종대왕릉 영릉 주변은 여주보가 설치되면 삼투압 효과로 인해 왕릉 주위가 습지로 변하고 지반침식이 우려된다”며 “그럼에도 문화재청은 수중조사와 지질조사 없이 육안조사만을 했다”고 질타했다. 전 의원은 이어 “4대강사업이 문화재 보호법 위에 있느냐”며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영릉이 4대강사업으로 인해 침수돼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도 “4대강사업 지역에서 표본조사를 실시한 119곳 중 유물이 출토된 지역은 22곳에 불과했고, 이중에서 유적 보전조치가 내려진 곳은 단 한 곳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으로 등록된 공주ㆍ부여 백제 유적지구가 4대강사업으로 훼손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왕흥사지, 구드레나루 등은 잠정목록에 등재됐는데 금강 4대강 공사로 경관이 훼손되고 많은 문화재가 쓸려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4대강사업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 가능성에 대한 조사는 적법하게 이루어 진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나경원 의원은 이건무 문화재청장에게 “전문가의 검토 의견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문화재청의 의무를 다한 것이냐”라고 질의하며 문화재청의 조사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조윤선 의원도 “문화재청이 4대강 지역에서의 문화재 훼손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법령이 요구하는 절차를 준수했느냐”고 질의했고, 이 청장은 “준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여야 의원들은 문화재청의 지지부진한 해외 문화재 환수 실적에 대해서도 질타했고,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을 위한 한ㆍ프랑스 협상과 관련해 김대식 외교부 유럽국 심의관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비공개 보고를 받았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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