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MBC 수목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소설과 만화를 원작으로 한 두 드라마는 캐스팅에 중점을 둔 대표적인 작품이다. 원작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은 꽃미남 배우들의 캐스팅이기 때문이다. 이 두 드라마는 서로 다른 요일에 방송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 지난달 30일까지 각각 10회까지 방송했다. 덕분에 꽃미남을 앞세운 드라마에서 S급 원톱 배우 한 명과 기대주 서너명의 흡인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저울질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는 '꽃미남도 뭉쳐야 산다'는 한 마디로 압축된다.
'성균관 스캔들'은 뭇 여성들이 이들을 보면 오줌을 지릴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잘금 4인방'이 저마다의 매력을 발산한다. 동방신기의 박유천, 떠오르는 꽃미남 배우 송중기와 유아인, 남장여자 역을 소화하고 있는 박민영 등이 그들이다. 반면 '장난스런 키스'는 지난해 '꽃보다 남자'를 통해 꽃미남 배우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김현중이 까칠한 천재 조각미남 백승조를 연기하며 드라마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김현중 혼자서 '잘금 4인방'이 보여주는 다양한 매력을 감당하기는 버거워 보인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성균관 스캔들'은 평균 8.4%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장난스런 키스'는 4.4%에 그쳤다.
두 드라마 모두 높은 시청률은 아니고, 경쟁작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시청률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성균관 스캔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4일 오후 현재 2만6,000건이 넘는 시청자 의견이 올라와 있다. '장난스런 키스'는 1만7,000여 건을 기록했다. 특히 '성균관 스캔들'의 경우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제빵왕 김탁구'가 스페셜 방송을 포함해 31회 동안 방송하면서 올라온 시청자 의견보다 더 많고, '꽃보다 남자'에 비해서는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성균관 스캔들'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30대 이상 여성들과 스스로 아줌마라고 부르는 이들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내 나이 서른 넘어 시청 소감을 쓰긴 처음"이라는 글에는 "나이 사십 넘어도 같은 맘"이라는 답글이 달렸고, '잘금 4인방'팬 카페에 가입하고 싶다는 아줌마 팬들의 글도 줄을 이었다. '장난스런 키스'는 "백승조가 김현중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를 안 봤을 것"이라는 글들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드라마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변색된 느낌이다.
두 드라마 모두 스토리 면에서는 호평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시청자들로부터 상반된 반응을 얻는 것은 '성균관 스캔들'의 꽃미남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발휘해 시청자들의 구미를 폭넓게 맞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꽃보다 남자'를 비롯해 '커피프린스 1호점' '미남이시네요' 등의 드라마에서도 서너 명의 신인급 꽃미남들이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또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현상은 솔로로 데뷔하는 신인들이 자취를 감추고, 그룹을 지어 아이돌을 표방하는 가요계의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드라마에서 여러 명의 꽃미남이 나오는 것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아이돌 그룹의 마케팅 전략과 유사한 면이 있다"면서 "드라마에서는 배우의 매력과 함께 여러 캐릭터가 다채로운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기 때문에 흥미를 더한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