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눈으로 보고,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하겠습니다.”
손학규 민주당 신임 대표는 취임 첫날인 4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이렇게 기록했다. 2년의 와신상담 끝에 제1야당 대표 자리를 쟁취한 손 대표의 첫날 메시지는 ‘변화, 선명성, 탕평인사’였고 2012년 정권교체에 맞춰져 있었다.
손 대표는 이날 김황식 총리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면담, 동교동 이희호 여사 예방, 10ㆍ4 선언 기념행사 축사 등의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손 대표는 우선 이날 새 지도부 구성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어제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과 당원은 민주당에 변화를 요구했다”며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의 반칙, 반서민, 반평화정책에 결연히 맞서 민주, 민생, 평화의 기치를 높이 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혁신하는 자세를 취하겠다”며 “저 자신부터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야당대표로서 선명성을 드러내는 데도 주력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대표실을 찾은 정진석 수석이 이명박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자 “감사하다. 대통령께 인사 전해달라.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대화 막바지엔 “내가 야당대표니 쓴소리 좀 하겠다”며 채소값 폭등 얘기를 꺼낸 뒤 “진정한 공정사회를 실현하려면 국민의 일상생활에 정부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교동 예방에서는 “현 정부의 철학에 문제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라도 민주당이 집권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손 대표는 이날 주변에 당직 인선 관련 조언을 구하는 등 당 운영 방향도 고민했다. 그는 인선 방향에 대해선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한 측근은 “손 대표 스타일상 측근 기용보다는 486인사,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쪽 사람까지 끌어안는 탕평인사를 할 것”이라며 “그리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 관심인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손 대표의 전대 승리 1등 공신인 대구 출신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조경태 양승조 의원,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수석이 지명될 경우 논공행상 논란이 일 수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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