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코리안 듀오’ 박찬호(37∙피츠버그)와 추신수(28∙클리블랜드)가 4일(한국시간) 대기록으로 수놓은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찬호는 124승째를 올리며 일본의 노모 히데오를 제치고 아시아 최다승 투수로 거듭났고,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구단 110년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20도루의 위업을 달성했다. 두 선수는 이날 시즌 최종전에 나란히 출전하지 않았다.
‘코리안 특급’ 챔피언 반지 대신 아시아 최다승을 넣다
올해 초 뉴욕 양키스와 1년 계약한 박찬호는 지난해 필라델피아에서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뒤 우승 반지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시즌을 출발한 박찬호는 그러나 4월 중순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을 앓으면서 힘을 잃었고, 이후 패전처리 투수로 추락했다. 결국 박찬호는 지난 8월 1일 양키스에서 방출됐다.
박찬호는 이후 약체인 내셔널리그 피츠버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달 13일 신시내티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타선 도움 덕분에 123승째를 거둔 박찬호는 2일 플로리다전에서 3이닝 6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투구로 빅리그 17시즌째에 통산 124승을 따냈다.
내년 시즌 박찬호의 거취는 모든 이들의 관심사다. 박찬호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한국에 복귀할 지,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을 더 뛸지는 가족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추추 트레인’ 또 다시 자신의 벽을 뛰어 넘다
올시즌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타자는 타율 3할3푼6리-34홈런-26도루를 기록한 카를로스 곤살레스(콜로라도)와 타율 3할-21홈런-32도루를 달성한 핸리 라미레스(플로리다)와 추신수 3명뿐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추신수가 유일하다.
추신수는 홈런, 도루(이상 22개), 타점(90개)에서 모두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전반기 막판 수비를 하다 오른손 엄지를 다쳐 한 달 가까이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지난해 기록을 훌쩍 뛰어 넘었다. 출루율도 처음으로 4할(0.401)을 넘겼다. 특히 그래디 사이즈모어, 트래비스 해프너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추신수는 나홀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이끌었다.
시즌을 마친 추신수는 10일 오후 귀국해 다음 달 열릴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 8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설 대표팀에 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추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클리블랜드를 포함한 다른 구단과 거액의 장기 계약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