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경영'
서울시 SH공사가 추구하는 경영목표이다.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국 기관의 가치도 상승한다는 게 SH공사의 철학인 셈이다.
1989년 서울시 산하로 설립된 SH공사는 임대주택 11만호, 분양주택 7만2,000호 등을 공급하며 시민들의 주거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공급하며 주택개념을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전환,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15개 투자ㆍ출연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우선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무주택자들을 위한 대변인 노릇을 톡톡히 해온 SH공사는 이 때문에 소외계층을 위한 희망사업도 경영목표처럼 매년 이어가고 있다. 모두 24개의 사회공헌사업을 실시중인데, 이중 2007년부터 시작된 '시프트아카데미'는 시프트에 입주해 있는 저소득층 중학생을 위해 공부방과 방과후 무료학습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서ㆍ노원ㆍ강남 지역에 이어 이달에는 관악아카데미가 개원한다. 흥미로운 점은 강사진이 모두 SH공사 직원과 대학생이라는 데 있다. 전문강사는 아니지만 이들의 열정적 노력과 수강생의 열기가 어우러져 예상 밖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공사측의 설명이다. 벌써 수강생이 45명이나 되는 강서아카데미의 경우 전교 1등을 차지한 학생이 나올 정도다. SH공사는 호응이 좋아 학습 외에도 학생들이 문화예술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도 개발하고 있다.
SH공사는 또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가구 등 소외이웃 청소년들이 해외탐방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탐방은 고구려 유적지인 중국 지안시 및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단둥시를 돌아보고 백두산 천지에 올라 민족의 기운을 느끼는 일정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 140여명의 청소년이 탐방대를 거쳤다. 역사를 몸소 겪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SH공사는 일본이나 연해주에 남아 있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마련중이다.
문화재를 둘러보며 유교적 관습과 예절을 배우는 1박2일 캠프도 빼놓을 수 없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SH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청소년 문화재 사랑캠프'를 열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 35명이 안동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영주 부석사 등의 문화재를 견학했다. 캠프를 통해 청소년들은 우리나라의 유교 풍습과 전통 문화의 향기를 체험했다.
SH공사는 이 밖에도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못한 부부를 위해 강남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협력해 '사랑의 합동결혼식'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다자녀, 다문화, 장애인 부부 등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부부의 합동결혼식을 지원하는 것. 지금까지 모두 4번의 결혼식이 열렸고, 결혼소품에서 피로연, 신혼여행과 결혼예물까지 제공, 신랑ㆍ신부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참가했던 신동선씨는 "더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SH공사는 노인층의 안전까지 책임진다. 올해부터 임대아파트에 혼자 사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안심콜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것. 서비스는 70세 이상 홀몸 노인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2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말벗이 돼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8개 권역별로 10명씩, 모두 80명의 70대 이상 홀몸 노인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지속적으로 연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할통합관리센터 직원이 방문해 안부를 반드시 확인한다.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경희대 한의학과와 지역사회복지관 공동으로 임대주택 입주민 대상으로 한방무료진료 사업을 2002년부터 펴고 있다. 한 해 평균 900여명의 저소득층 이웃이 무료진료의 혜택을 받아, 현재까지 진료혜택을 받은 인원은 6,000여명에 달한다.
유민근 사장은 "소외된 계층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것은 공기업의 당연한 책무"라며 "SH공사의 노력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작은 일조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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