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유럽을 여행하는 자국민에게 알 카에다의 새 테러 위협을 경고하는 여행경보를 3일(현지시간) 발령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유럽에 있는 미국인들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와 교통 요지 등 공공장소 방문을 자제하라"는 여행경보를 발령해 관광객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여행경보는 해당국가의 테러ㆍ폭력 등 위험상황이 발생했을 때 내려지는 것으로 여행금지와는 다른 조치다.
경보는 특정 국가나 장소로 대상지역을 국한하지 않았는데, 유럽의 관광명소와 교통요지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관광산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2일 미 국무부가 지난주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을 겨냥한 테러위협 정보를 파악하고, 경보수준 상향 조정을 위해 해당국에 사전 양해까지 구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에서 알 카에다 연계그룹에 의한 2008년 '뭄바이 스타일' 동시다발 테러 음모가 적발된 데 따른 것으로, 미 당국이 최근 신뢰할 만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되지 않은 테러위협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도 3일 독일과 프랑스에 대해 테러공격 경보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격상하며 주의를 촉구했다. 이탈리아 언론도 이날 알 카에다 대원으로 의심되는 프랑스인 남성이 체포됐다고 보도해 유럽이 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
한편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오사마 빈 라덴의 음성 메시지가 공개됐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서방국에 대한 성전(聖戰) 촉구가 아닌 구호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파키스탄 홍수사태를 비중 있게 언급하며 "유엔 사무총장도 대재앙 현장을 찾았는데, 아랍 정상 누구도 파키스탄을 방문하지 않았다"며 범이슬람권의 지원을 호소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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