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럽연합(EU) 끌어안기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릴 제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ㆍ아셈) 참석에 앞서 2일 그리스를 방문, 그리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 발행을 재개할 경우 중국은 이를 매입할 의향이 있다며 그리스에 대한 적극적인 경제지원 의사를 밝혔다. 원 총리는 이날 아테네에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그리스 국채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그리스가 발행할 국채를 사들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3일 보도했다. 원 총리는 “그리스는 EU에서 중국과 가장 가까운 친구”라며 “그리스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중국은 도울 것이고 이는 신의(信義)에 관한 문제”라고 역설했다.
원 총리는 아울러 “중국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그리스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지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중국은 2015년까지 그리스와 교역 규모를 지금의 두 배인 8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뤄린?(羅林泉) 주그리스 중국대사는 “원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그리스의 향후 경제회복에 대해 중국이 신뢰하고 있다는 메시지”라며 “중국이 글로벌 경제강국으로서 유럽의 채무위기에 대한 책임감 있는 역할론을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 총리의 이 같은 유럽 행보가 그리스 등 국가채무 위기를 겪는 EU국가들을 적극 지원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최근 거세지는 미국의 위안화 환율 압박에 맞서는 원군을 얻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원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그리스 해운회사들을 위해 50억달러 규모의 선박금융 펀드를 마련하기로 하는 등 해운과 조선,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 그리스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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