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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37층 주상복합서 큰 불/ 4층서 발화해 옥상까지 10여분 만에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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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37층 주상복합서 큰 불/ 4층서 발화해 옥상까지 10여분 만에 '활활'

입력
2010.10.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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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발생한 부산 우신골든스위트아파트 화재는 다행히 사망자 없이 진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사망자 없는 화재라고 생각하기에 현장은 너무 참혹했다. 마치 전쟁터 같은 현장의 모습은 주민들의 긴박했던 대피 순간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4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건물 외벽을 타고 옥상까지 번지는 데는 불과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더구나 관리사무소의 안내방송도 없어 주민들은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서야 불이 난 것을 알아차렸다. 때문에 주민들은 코앞에 다가온 화염을 피해 비상통로를 통해 피난길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민 김모(53ㆍ여)씨는 “급히 비상계단 문을 열었는데 시커먼 연기 때문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아 집으로 돌아와 벌벌 떨고 있었다”며 “한참 후 연기가 좀 잦아들고 나서 비상계단을 통해 1층 로비까지 뛰어 내려갔지만 이번에는 건물에서 떨어지는 파편 때문에 한참이나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층 주민들은 한동안 집안에 갇혀 있거나 옥상으로 대피해야 했다. 24층에 사는 주민 홍모(21ㆍ여)씨는 “TV가 갑자기 꺼지는 등 단전됐고 곧바로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며 “소방관들이 내부 지리를 몰라 헤매고 관리사무소 직원은 아예 보이지 않는 사이 고층 주민들은 상당수 알아서 옥상으로 대피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출동한 119구조대는 오전 11시 55분께 고가사다리를 이용, 4층에 대피해 있는 주민 7명을 처음 구조하고 이어 소방헬기로 옥상에서 10명을 구조하는 등 모두 37명을 구했다. 구조된 주민 김모(41ㆍ여)씨 등 3명은 유독가스에 질식,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소방관 고모(43)씨도 진화 과정에서 부상했다.

대피한 주민들은 불에 탄 건물 외벽과 파손된 유리 잔해 등이 떨어져 마치 피폭 현장 같이 변한 자신의 보금자리를 보면서 아연실색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또 가족 생사 확인을 요구하다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으며, 안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하면서 한때 휴대폰이 불통돼 불편을 겪기도 했다.

부산=강성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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