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많지 않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이 대대적으로 확대된다. 와이브로는 시속 60㎞ 이상 빠르게 이동하면서도 고속으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다.
KT는 30일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와이브로를 다음달 1일부터 수도권에 이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대 광역시와 경부, 중부, 호남, 영동 고속도로 일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KT는 해당 지역에 와이브로망을 설치했고, 인텔은 와이브로와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을 모두 지원하는 통신용 반도체를 만들어 삼성전자, LG전자, HP, 에이서 등 노트북 및 넷북 제조업체에 공급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올해 안에 와이브로와 와이파이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노트북과 넷북 9종이 국내 출시된다. 이용자들은 해당 제품을 이용하면 와이파이 지역에서는 와이파이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고 이동 중에는 와이브로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스마트폰도 KT가 내놓은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바꿔주는 '에그'를 이용하면 이동 중에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이석채(사진) KT 회장은 "진정한 이동형 무선 인터넷 시대가 열리게 됐다"며 "이동하면서 이용이 불가능한 와이파이의 한계를 극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KT는 와이브로의 주파수 대역폭을 기존 8.75㎒에서 미국, 일본 등이 이용하는 10㎒로 확대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일본 등에서도 와이브로 로밍이 가능하고, 노트북이나 넷북 등 관련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도 국내용과 수출용을 구분할 필요없이 하나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일본 UQ, 미국 클리어와이어 등과 논의를 거쳐 다음달 중순부터 두 나라에서 와이브로 로밍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텔은 와이브로 확대를 위해 KT와 삼성전자 등이 공동설립한 업체인 와이브로인프라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KT가 650억원, 삼성전자가 600억원, 인텔이 2,000만 달러, 국민연금 등이 일정액을 투자해 총 2,500억원의 자금으로 내년 3월까지 82개 시에 와이브로 망을 구축하겠다"며 "전국에서 와이브로를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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