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직원들을 붙들어 두려면 복리 후생 등이 중요한데 중소기업 현실로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SK가 갖고 있는 인프라를 협력업체 직원들도 쓸 수 있게 개방해 줄 순 없나." (협력업체 사장)
"중소기업에서 좋은 인재들을 모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SK가 갖고 있는 복리후생 인프라를 협력업체 임직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 보겠다."(최태원 SK 회장)
29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의 상생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행사. SK의 협력업체 CEO 86명은 최 회장을 향해 그 동안의 애로 사항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 CEO는 "SK의 미래 발전 전략 같은 것은 협력사에게도 알려줘야 우리들도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아니냐"며 다그쳤고, 다른 CEO는 "원부자재 확보 등에 고충이 큰데, SK에서 협력사 수요를 사전에 조사해 일괄 구매해 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내 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협력업체 대표들의 지적 사항들을 A4용지 3장에 일일이 메모한 뒤 차근차근 답변했다. 그는 우선 "SK는 협력업체 덕분에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무엇보다 1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적이면서 효율적인 동반 성장 플랫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앞으로는 각 회사별 성장 전략과 해외 진출 계획 등을 공유, 상생을 넘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플랫폼이 구축되고 모든 것이 공유될 때 진정한 파트너십이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원부자재 확보에서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당 회사에서 연간 수요량을 조사, 예측 가능성이 있는 지 파악해 대책을 찾아 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최 회장은 "SK가 있음으로 인해 모든 이해 관계자가 행복해져야 한다는 게 SK의 경영이념"이라며 "이런 원칙하에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동반 성장하는 '행복 동반자 경영'을 펴겠다"고 덧붙였다.
SK가 2006년부터 협력업체 사장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생 CEO 아카데미에 최 회장이 직접 나와 협력업체 CEO의 질문들에 답변을 한 것은 처음이다. 당초 오전11시부터 1시간 가량 예정됐던 최 회장과 협력업체 CEO간 세미나와 간담회는 이런 건의사항들이 봇물을 이루며 40여분이나 연장됐다.
최 회장은 이어 협력업체 CEO와 함께 한 식사자리서도 10여개의 테이블을 직접 돌며 "SK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 '함께하는 성장, 같이하는 행복'이란 건배사로 분위기를 한껏 돋우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협력업체에서 이런 자릴 자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하자 최 회장이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자주 찾겠다고 답했다"며 "각 사별로 지적 사항들을 점검,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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