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소비자가 승리했다.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항공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연장함에 따라 그 동안 이 문제를 줄기차게 거론했던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게 됐다.
아시아나는 9월30일 마일리지 유효기간의 5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마일리지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골드와 실버 회원이 5년에서 10년으로, 플래티늄과 다이아몬드플러스, 다이아몬드 회원이 7년에서 12년으로 5년씩 늘어난다. 아시아나 고객들은 2008년 10월1일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부터 늘어난 유효기간의 적용을 받게 되며 그 이전에 쌓인 마일리지는 유효기간 없이 평생 사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는 또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좌석이 거의 없다"는 고객의 불만을 고려해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항공기 좌석 공급을 늘리고 성수기에도 일정 수준의 마일리지 좌석을 우선 공급키로 했다. 또 기존에는 가족 회원 간 마일리지를 합산해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가족 대표 회원의 배우자 및 직계 가족으로 국한됐지만, 앞으로는 형제, 자매, 사위, 며느리, 배우자의 부모로 확대된다.
대한항공도 지난달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가족 마일리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마일리지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마일리지 유효기간 설정 제도가 2008년 첫 도입될 때부터 이 제도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논란은 항공사들이 한발 물러서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여기에는 뭐니뭐니해도 소비자들의 힘이 컸다. 가뜩이나 마일리지 제도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항공 소비자들은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마저 제한하겠다는 항공사측 발표에 대해 한국소비자보호원이나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이 제도가 불공정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것이나, 공정위가 항공사들에게 유효기간 연장을 사실상 권고한 것도 모두 소비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워낙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에도 불구하고 항공 소비자들이 성수기 등 필요할 때 마일리지를 사용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마일리지 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완전히 잦아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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