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여 있던 북한 후계자 김정은의 사진과 동영상이 30일 공개되면서 그의 건강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에 나타난 김정은의 가장 두드러진 신체 특징은 비만. 키는 오히려 알려진 것 보다 작아 보이는데 얼굴과 몸매는 나이를 감안할 때 지나치게 비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정은은 키가 172~175㎝, 몸무게 80~90kg으로 추정되고 있다. 27세로 인생에서 몸이 날렵한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키와 몸무게 조건이 175㎝에 80㎏이라면 체질량지수(BMI)가 26.12이고, 172㎝, 90㎏이라면 BMI가 30.42로 ‘고도 비만’이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데, 25 이상이면 비만이다. 비만이라면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성인병은 물론 각종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김남철 365mc비만클리닉 대표원장은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3배 정도 높고, 고지혈증은 2배 이상이 높다”고 말했다.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국내 연구결과,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52~62%나 높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은의 흡연 여부와 혈압, 식생활, 생활습관 등이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 모두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의 병력이 있어 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대북인권단체 ‘구출하자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측은 이날 “김정은이 2008년 초 당뇨병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비만전문의인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은 “김정은 사진을 보니 ‘이중턱’이라 몸무게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같다”며 “그가 만일 흡연도 한다면 30대 후반 이후에 각종 심혈관 질환과 합병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김정은의 성격이 알려진 대로 다혈질이라면 심장 건강도 좋지 않고, 복부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전단계인 대사증후군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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