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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 국적 포기하려다 원정출산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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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 국적 포기하려다 원정출산 '들통'

입력
2010.09.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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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 목적으로 한국국적을 포기하려던 복수국적자들이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국적법상 한국국적을 포기할 수 있는 형식적 요건을 충족하면서도‘원정출산자’로 지목된 첫 사례로, 병역의무 이행과 함께 병역의무 해소 후엔 복수국적 혜택까지 반납해야 한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복수국적자 A(18)씨는 지난해 12월 “미국 국적만 유지하겠다”며 한국 국적이탈(포기) 신청을 했다. A씨의 모친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상태에서 A씨를 미국에서 출산해 외관상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다. 국적법상 직계존속이 영주할 목적으로 외국에서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복수국적자 남성은 만18세가 되는 해의 3월말까지 국적이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법무부가 A씨 가족의 출입국기록을 들춰보자 사정은 달라졌다. A씨의 모친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후 이듬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A씨가 태어나기 두 달 전 남편을 두고 홀로 미국으로 출국했고, 출산한 후 50일 만에 신생아와 함께 귀국했다. 게다가 이후 미국 영주권도 포기했고, 이달 말까지 18년간 미국에 갔다 온 기간은 고작 20일, A씨 부친 역시 20년 전 1주일간 미국에 다녀온 것을 빼고선 미국에 간 적이 없었다. 즉, A씨의 부모는 외관상만 해외 영주였지, 실은 한국 거주자였다.

법무부는 이를 토대로 A씨를 전형적인 원정출산자로서 병역기피 목적의 국적 포기자로 보고 A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A씨와 유사한 다른 3명에 대해서도 국적이탈 신청을 거부하고 병무청에 신고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들 4명과 같이 국적 포기의 형식적 요건을 갖춘 이들에 대해 거부 처분을 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할지 몰라도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법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차후에도 계속 유사한 사례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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