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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폴 스토리 - 전방 운전병 출신 김사율“올해 안되면 그만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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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폴 스토리 - 전방 운전병 출신 김사율“올해 안되면 그만둘 생각이었다.”

입력
2010.09.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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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미친 거 아이가?”

김사율(30ㆍ롯데)이 받은 축하 문자 가운데 가장 짜릿한 메시지랍니다. 김사율은 29일 밤부터 30일까지 끊이지 않는 축하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29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죠. 김사율은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와 2와3분의2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습니다. 데뷔 11년 만에 출전한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단번에 이룬 ‘대박’이었습니다.

포수 강민호는 김사율의 경기 전 표정이 비장하기까지 했답니다. “시즌 때는 그런 게 없었는데 변화구 이게 좋으니까 이걸로 가자고 하더라고요. 포스트시즌을 위해서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느낌이 확 들었어요.”

김사율은 그 변화구를 포크볼이라고 30일 밝혔습니다. “큰 것을 맞으면 바로 흐름이 넘어가니까 슬라이더 같은 공은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즌 때는 커브가 좋았는데 사실 포크볼은 그렇게 잘 던지지는 못하지만, 요긴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경남상고를 나온 김사율은 1999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계약금 2억3,000만원이 말해주듯 ‘우량주’로 주목 받았죠.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김사율의 올해 연봉은 3,500만원입니다. 4승이 한 시즌 최고 성적이었고, 2군이 익숙했으니까요. 병역비리 파문에도 휩싸여 강원도 화천 칠성부대에서 155㎜포 견인차량 운전병으로 복무했습니다. 야구선수로서 찾기 힘든 이력인 셈이죠.

김사율의 올시즌 성적은 1승4패5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3.75입니다. 두드러진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가 허리에서 버티지 못했다면 롯데의 4강행은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김사율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올해도 안되면 그만둔다는 각오였다”면서 “작년에 2군에 있으면서 익힌 커브 덕을 봤다”고 했습니다.

작년 10월 결혼한 김사율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열릴 3, 4차전에는 경기장에 응원도 올 거라고 하네요. 신데렐라가 부럽지 않은 김사율이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멀었답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 잘 던진 걸로 제가 바뀌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앞으로가 중요하죠. 믿음을 주는 선수로 기억되려면 적어도 앞으로 2, 3년은 잘 던져야 합니다.”

잠실=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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