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실무회담이 2년 만에 열렸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났다.
회담은 30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오전 10시께부터 1시간40여분간 진행됐다. 남한은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다"며 "이에 대한 시인과 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등 책임 있는 조치부터 취하라"고 촉구했다. 남한은 또 "우리 해역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적대적 도발 행위, 우리 당국에 대한 비방과 중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북한을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북한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검열단 파견을 수용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특히 "민간 단체의 전단 살포와 남한 함정의 해상경비계선 침범에 대해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남북 관계의 앞길이 좌우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양측은 당초 합의한 장성급회담 개최에 대해 논의하기는커녕 2차 실무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회담에 앞서 양측 대표들은 공개 여부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북한 단장인 리선권 대좌가 "오랜만에 열린 회담을 생산적으로 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공개하자"고 제안하자 남한 수석대표인 문상균 대령은 "지금까지의 원칙과 관례에 따라 군사회담이니 비공개로 하자"고 맞받았다. 이에 리 대좌는 "관례도 좋지만 이번 회담은 생산적 회담이니 공개로 하자"고 재차 요구했고, 문 대령은 "군사회담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회담은 비공개로 열렸고, 회담 후 리 대좌는 기념촬영을 하면서 "성과도 없으면서 뭐하겠소"라며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문 대령은 "아직까지 북한의 태도에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며 "천안함 사태에 대해 치열한 설전을 벌였지만 고성이 오가지는 않았고 우리가 설치한 대북확성기에 대해 북한의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기자들은 김정은에 대해 "컴퓨터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것에 정통하신 분"이라고 칭송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 세미나에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북한은) 전국에 경계근무 태세를 강화했고 우리가 확성기를 설치한 11곳에서 도발 징후도 보인다"며"(북한은) 우리의 훈련이 부당하다는 방송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ㆍ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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