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재학생들이 고연전 기간에 모은 헌혈증을 산모에게 기증해 목숨을 구했다.
이 대학 경영학과에 다니는 A(23)씨는 지난 21일 경북 안동의 모 병원에서 출산한 누나가 자궁 근육무력증(자궁 수축 불능)으로 출혈이 심해 당장 수혈을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는 걸 알게 됐다. 병원 측은 산모의 혈액 전부를 새 피로 바꾸는, 이른바‘교환수혈’만이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러자면 최소 1만cc(50명 헌혈량)의 혈액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급하게 수혈 비용을 마련하는 일이 형편상 만만찮은 상황이었다.
이 딱한 사연을 알게 된 학교측은 이달 초 고연전 기간 중 재학생들이 기증한 헌혈증 가운데 50장을 A씨에게 건넸다. 앞서 고려대와 연세대는 소아백혈병 환자를 돕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고연전 기간 중 재학생들의 헌혈증 기증 캠페인을 벌여 고려대의 경우 258장을 모았다. A씨의 누나는 최근 무사히 수혈을 마치고 일반 병실에서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A씨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감사의 글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그는 “이곳 저곳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학교에서 도와줘 감동했다”며 “혈액을 나눠 주셔서 누님이 살 수 있었다. 여러분이 나눈 피로, 빨간 나눔으로 참 행복했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썼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