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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요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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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요쿠르트

입력
2010.09.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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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친척들이 모여 북적인 추석날. 아이가 신났다. 삼촌뻘 아저씨를 형아라고 부르며 찰싹 달라붙어 깐 밤을 나눠먹다 가게 가시는 작은할머니를 따라 나서더니 함박 웃으며 들어왔다. 두 손으로 사탕봉지를 꼭 쥐고서.

그러더니 아니나다를까. 오후에 '뿌지직' 하고 바지에 실례를 했다. 평소와 다른 음식을 많이 먹은데다 갑자기 여러 사람을 만나 살짝 긴장한 탓인지 장 트러블이 생긴 듯했다. 명절이면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비슷한 일을 심심찮게 겪는다. 특히 고향을 찾아 장시간 이동하는 여행자에겐 단골 증상이다.

약국 찾기도 쉽지 않을 때, 전문가들은 요구르트를 추천한다. 우유에 유산균을 넣어 발효시킨 요구르트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환경이 바뀐 탓에 불편해진 장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여행자를 위해 알약 형태로 만든 유산균도 나와 있단다.

시중에 요구르트, 말 그대로 셀 수 없이 많다. 과학적으로 요구르트 종류를 구분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 유산균 수와 영양성분 비율이다. 이들 요소에 따라 요구르트 겉면에 식품유형이 달리 표시된다. 농후발효유라고 쓰인 요구르트는 유산균이 1ml 당 1억 마리 이상 들어 있고, 지방을 뺀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전체 용량의 8% 이상이다. 식품유형이 그냥 발효유인 요구르트는 1ml 당 유산균이 1,000만 마리 미만이고, 영양성분 비율이 3∼8%다. 유산균음료라고 돼 있는 제품은 유산균이 100만 마리 정도, 영양성분은 약 3%다. 마시는 요구르트건 떠먹는 요구르트건 이 기준은 같다. 신근호 매일유업 발효유팀장은 "단순히 목을 축이기 위해 마시려면 유산균음료도 괜찮지만 장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선 발효유나 농후발효유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유산균은 위산에 약하다. 위산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는 유산균마다 다르다. 산에 강한 유산균은 대체로 스스로 증식하는 능력이 좀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잘 알려진 비피더스균이 바로 이런 예다. 스스로 잘 증식하지 못하면 발효유를 만들 때 유산균 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처음부터 유산균을 많이 넣어야 한다. 유산균이 시간이 지날수록 죽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이 넣을수록 비싸진다.

장에 도움이 되는 특정 유산균과 다른 보통 유산균을 섞어 가격을 맞춘 제품이 많은 이유다. 위액에 잘 견디라고 유산균을 캡슐로 씌우기도 한다. 캡슐 유산균은 위를 통과해 장까지는 많이 들어가지만 미끄러워 장 벽에 쉽게 정착하지 못하고 배설되는 게 단점이다.

이거 저거 따지고 아이 입맛까지 맞추다 보면 요구르트 하나 고르기도 참 번거롭다. 너무 극성이다 싶기도 하다. 그래도 때론 그렇게 '정성 들여' 골라 먹이고 싶은 날이 있다. 명절 치르고 좀 여유가 생겼던 지난 주말이 바로 그랬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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