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영문학상이 제정되어 시, 소설 부문에서 각각 수상자를 뽑을 때 시 부문 심사를 맡았다. 올해 통영문학상이 통영 출신 문학인의 이름으로 김춘수시상, 김상옥시조상, 김용익소설상을 시상하는데 또다시 시 부문 심사를 맡았다. 통영문학상은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작품 공모가 끝나면 심사위원이 위촉된다.
심사를 마치고 3개 분야 수상자가 발표됐다. 그런데 통영에서 김상옥시조상 수상자를 두고 어처구니없는 시비를 걸고 있다. 수상자가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일했고, 현재 통영시청에서 일한다는 것이 '외압'이라는 것이다. 심사위원과 친분이 있어 '특혜'까지 있었다고 한다. 통영문학상 공모규정에 등단 20년 이하의 문인이면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는 것이다. 나도 같은 자리에서 시 부문 심사를 했다. 시조상 심사는 어떤 특혜도, 어떤 외압도 없이 진행됐다. 이는 시조 부문 심사위원은 물론 통영문학상 심사위원 전체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나아가 통영을 예향으로 만든 분들의 이름으로 주는 통영문학상에 대해 통영 스스로가 '침을 뱉는 일'이다.
문학을 싸구려 정치논리로 보는 것이 안타깝다. 시조상 심사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자신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문학을 정치판 아류로 몰고 가려는 것에 대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다. 궁금하다. 초정 선생이 살아서 이 사태를 보시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