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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여자월드컵 한일 숙명의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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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여자월드컵 한일 숙명의 결승전

입력
2010.09.2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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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양국 축구사의 새 이정표 수립을 놓고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벌인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요시다 히로시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은 26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트리니나드 토바고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청소년 월드컵(17세 이하)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승리하는 쪽은 축구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게 된다. 한국과 일본 모두 FIFA 주관 대회에서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이전 세 차례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고배를 들었고, 일본은 1999년 나이지리아 남자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했다.

승부는 3관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양팀의 에이스 대결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선봉장 여민지(17ㆍ함안 대산고)는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 스타.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6-5)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5경기에서 8골 3도움을 쓸어 담으며 골든부트(득점왕)와 골든볼(MVP), 우승 트로피 석권을 노리고 있다.

여민지는 2개월 전 당한 오른 무릎 부상 탓에 불완전한 컨디션으로 대회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연일 득점포를 터트리며 경기를 치를수록 무서운 위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여자 청소년 축구선수권(16세 이하) 준결승에서 여민지에 결승포를 얻어 맞고 0-1로 패한 일본은 찰거머리 수비로 여민지 봉쇄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수비수 다카기 히라키는 FIFA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여민지를 무력화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한국의 경계 대상 1호는 ‘여자 마라도나’라는 별칭을 얻은 요코야마 구미(17ㆍ주몬지)다. 155cm의 단신인 요코야마는 북한과의 준결승(2-1)에서 페널티지역 왼쪽 바깥에서 상대 수비수 5명을 제치고 강력한 땅볼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트리는 ‘신기(神技)’로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대회 초반에는 팀 내 비중이 높지 않았지만 출전 기회를 잡을 때마다 골을 터트려 요시다 감독으로부터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요코야마는 지난 11월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 준결승에 출전하지 않아 한국 수비수들에게는 낯선 상대다. 요시다 감독이 변칙 기용한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왼쪽 날개인 요코야마는 북한과의 준결승전에는 교체 멤버로 투입됐다. 요시다 감독은 결승전에서도 나카다 아유를 선발로 세우고 요코야마를 ‘히든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조별리그 베네수엘라전(6-0)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최전방 공격수 쿄가와 마이와 공격 가담이 좋은 왼쪽 풀백 하마다 하루카도 경계 대상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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