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월 상순에 열기로 했다가 연기했던 노동당 대표자회를 오는 28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 3남 김정은의 권력 승계 및 북한의 대외 및 경제 정책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미국 외교를 주로 맡아온 강석주(71) 외무성 제1부상과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67) 외무성 부상 등이 각각 내각 부총리와 제1부상으로 승진해 당 대표자회를 전후한 북한 권력 지형 변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노동당 대표자회 준비위원회는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28일 평양에서 열리게 된다"고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앞서 노동당 정치국은 지난 6월26일 "당 대표자회를 9월 상순 소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44년 만에 열리는 당 대표자회가 9월 15일 전후에도 열리지 않으면서 연기 배경을 둘러싸고 갖가지 관측들이 나왔다.
북한 당국은 평양에 체류하는 국제기구 등에 '수해'로 대표자회를 연기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김정일 위원장 건강이상설, 대표자회를 앞둔 권력갈등,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후계자 공식 등장 여부에 대한 입장 조정 등이 연기 사유로 거론돼 왔다.
28일 열릴 대표자회는 노동당을 실질적으로 움직일 중앙위원, 정치국 상임위원, 비서국 비서 등을 뽑게 돼 있어 김정은 권력 승계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은 2008년 8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후계 체제 구축 작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 또 당 조직 개편과 함께 북한의 대외 정책과 경제 정책 변화를 공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 대표자회는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열려 당의 노선과 정책 등을 결정하는 기구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강석주와 김계관의 승진 소식을 전하는 한편 6자회담 북한 차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참사가 외무성 부상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미 외교 라인 인사들이 대부분 승진한 셈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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