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유엔의 이란 제재 결의에 동참해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시스템 S-300을 이란에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은 22일 성명을 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란 제재를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29호 이행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법령에 따르면 S-300을 비롯한 다른 미사일 시스템뿐 아니라 탱크, 전투기, 군함, 헬리콥터 등의 수출도 금지된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공급하거나 이란행 무기가 러시아를 거치지 못하도록 했으며, 이란 기업이 우라늄 개발과 관련된 러시아 사업에 투자하는 것도 막힌다.
이란 제재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은 즉각 "강력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해머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결정이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증명해 줄 것"이라며 반겼다. 뉴욕타임스는 논란이 됐던 미사일 판매 논의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니콜라이 마카로프 러시아 함참의장은 이날 "미사일 판매 중단 지시를 수용한다"면서도, 2007년 말 러시아와 이란이 체결한 무기판매 계약 전체가 취소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아 러시아의 태도가 석연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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