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은 유엔이 제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다. 이날을 기념해 인터넷 상에서 24시간 동안 전 세계 작가들이 이어가며 작품을 낭독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특별한 문학 행사가 열린다.
5개 국제문학축제의 연합체인 세계연합(The World AllianceㆍTWA)은 독일 시간으로 21일 0시부터 자정까지(한국 시간 21일 오전 7시~22일 오전 7시) 작가들의 릴레이 작품 낭독 행사인 '평화를 지지하는 작가들'(Authors for Peace)을 연다고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www.authorsforpeace.com)를 통해 밝혔다.
참가 작가들은 네트워크 통신회사인 시스코의 지원을 받아 웹캠을 통해 작품 낭독 및 발언 실황을 인터넷에 생중계한다. 한 작가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15분이다. TWA는 참가 작가 최종 명단 및 낭독 시간, 행사를 시청할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를 20일 오후(독일 시간) 홈페이지에 공지할 계획이다.
베를린 국제문학축제(9월 15~25일)에 맞춰 열리는 이번 행사는 TWA의 첫 공식 활동이다. TWA는 독일 베를린 국제문학축제, 호주 멜버른 작가축제, 캐나다 토론토 국제작가축제, 중국 베이징 작가축제, 영국 에딘버러 국제도서축제의 주최 기관들이 모여 만든 조직으로 예술적 상호 협력, 온라인 콘텐츠 확산, 작가 및 독자들의 국제 교류 촉진을 목표로 한다.
TWA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도 30여 개 국가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예술이 전쟁을 멈출 수는 없지만 위대한 문학은 인간에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주며, 이런 힘이 발휘될 때 분쟁 없는 조화로운 세계가 가능하다"고 이번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또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기네스 세계기록 등록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고은 시인과 소설가 김영하씨가 이번 행사에 참가한다. 고은 시인은 "평화는 요컨대 아버지가 아들보다 먼저 죽는 것일 텐데, 오늘날 세계는 아들을 먼저 죽이고 아버지마저 죽이는 처참한 상황"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인류의 삶에 있어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밝히며 평화 자체의 존엄성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를 주제로 쓴 시 '그것'을 비롯한 자작시들을 낭독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에 체류하고 있는 김영하씨는 이달 영문판으로 출간된 소설 의 일부를 낭독한다. 김씨는 "한반도라는 매우 긴장이 높은 지역에서 태어나 두 체제 사이에 끼게 된 주인공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 작가로는 알바니아의 대표적 여류 시인 미모자 아메티, 국내에도 작품이 번역된 아랍계 프랑스 작가 아주즈 베가그, 미국의 작가이자 언론인 엘리엇 와인버거, 이스라엘 차세대 작가 아사프 아브론 등이 이번 행사에 참가한다.
이훈성기자 hs03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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