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한다면 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외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대한 시장의 비판과 관련,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재는 지난 17일 인천 소재 한은 연수원에서 열린 기자단워크숍에서 "올린다는 신호를 주고 동결했으니 '좌측 깜박이 켜고 우회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이냐, 아니면 다음 번 큰길 지나서냐'의 차이일 뿐 우회전한다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골목에서 돌지 않았다고 아예 우회전 않겠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해 기준금리 정상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총재는 또 강명헌 금통위원의 최근 언론 기고문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 "개인 생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강 위원은 지난 17일 한 언론기고를 통해 "금리 결정은 7인(현재는 6인)으로 구성된 금통위 회의에서 최종 결정되고 총재도 금통위 금리 결정에는 한 표만 행사한다"면서 "총재는 금통위를 대표하는 의장 자격으로 발언해야 하는데 한은 총재로서의 생각이 약간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금통위원이 한은 총재의 발언을 완곡하게 나마 꼬집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김 총재는 이에 대해 더 이상의 말을 아끼면서도 "책임과 판단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내심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우리나라의 실질성장률이 이미 잠재성장률에 거의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중식 한은 조사총괄팀장은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잠재GDP의 차이인 'GDP 갭'을 설명하는 세미나에서 "GDP 갭이 언제 플러스로 돌아서느냐"는 질문에 "2분기도 마이너스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 GDP가 이미 2분기에 잠재 GDP 수준을 사실상 회복했거나 근접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GDP가 잠재 GDP를 웃돌면 통상 '경기과열'로 규정한다.
내달 시안이 나올 예정인 한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balization(국제화)과 localization(지방화)의 합성어)이 기본 시각"이라며 "해외 중앙은행과 기구에 직원을 보내고 지역본부에서 우리나라 전체의 의견을 전달받아 조사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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