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통제하면 음주운전 아니고, 통제 안 하면 음주운전’
법원이 차량 출입통제 여부를 아파트단지 내 음주운전 판단의 기준으로 삼은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아파트 구조와 운전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출입이 통제되지 않는 단지 안에서는 음주운전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원지법 형사합의2부(부장 문준필)는 아파트단지 내 음주운전으로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은 박모(40)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출입구에 경비초소 등이 없고, 경비원이 차량 출입을 통제하지 않아 외부 차량들이 아파트단지 안 도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봐야 한다”며 “음주운전 사실도 단지 안을 운행하던 택시기사 신고로 드러난 것을 고려하면 원심판결은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4월 혈중 알코올농도 0.162%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경기 시흥시의 한 아파트단지 내 왕복 2차로 도로를 운행하다 적발돼 벌금(200만원)이 선고되자 항소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수원지법 형사12단독 신진우 판사는 아파트단지 안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A(4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신 판사는 “차단시설은 없지만 외부인이 우회도로로 사용할 여지가 없는 단지 내 통행로이고, 경비원이 외부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도로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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