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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시각] 적성·진로 고려한 맞춤형 '집중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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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시각] 적성·진로 고려한 맞춤형 '집중 교육'

입력
2010.09.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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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교육열로 거의 모든 일반고생과 75%가 넘는 전문고생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국어 영어 수학 성적에 따라 대학이나 학과를 정한다. 그래서 여기에 속하지 않는 교과목과 관련된 인사들은 학생들이 국 영 수로 편중될까 봐 교육과정 개정안이나 수능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현실적 위기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은 학생과 국가사회 공동체의 장래를 위해 설계된다.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방향이 옳다면 이해관계를 접고, 학생과 국가사회 공동체를 위해 교육개선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동의하는 바는, 기초 기본교육은 균등하고 충실히, 특수전문 교육은 개인차에 따라 알맞게 교육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질과 적성이 일찍 드러나는 예술이나 체육 등은 중학교부터, 고교부터는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가르치는 것이 옳다.

PISA나 TIMSS 등 국제학력비교평가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세계 최장 학습시간을 투입한 결과 겉 성적은 높지만, 학습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은 세계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소질과 적성을 제쳐두고, 억지로 무작정 공부한 결과다. 그래서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기초 기본 교과의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학교에 집중이수를 도입하였다. 모든 교과를 매학년 매학기에 분산하여 학기 당 이수과목 수가 과다하니까, 소배당 교과목을 특정 학년 학기에 집중하여 학생들이 겪는 수업ㆍ학습ㆍ과제ㆍ시험 부담을 줄여주고, 학습효과를 높이자는 것이다. 교과를 그 특성에 맞게 실험 실습 실기 등도 하면서 제대로 가르치자는 것이다.

하지만 고교교육과 대학입시 연계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평준화는 비전이 없고, 대학입시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일반고는 학력격차로 수업이 어렵고, 전문고의 전통적 직업교육은 현장 요구에 미흡한 실정이다. 평준화, 비평준화, 학력신장 등은 모두 국 영 수, 문ㆍ이과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국 영 수가 아무리 중요해도 건전한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에는 중3 수준, 의무교육, 공통교육과정을 충실히 하면 된다. 그 이후에는 학생 각자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공부할 종류나 수준이 달라야 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진로 집중 과정'을 제안하고 있다. 고교생의 적성과 진로, 대학과 사회의 요구는 다양하다.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은 어렵지만, 고교에서는 다양한 경로를 만들어 학생들이 하고 싶은, 잘 하는, 꼭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고교교육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 내 학교간 경쟁보다 다양한 진로 집중과정을 개설해주기 위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가령 중고교에 도입되는 예술ㆍ체육 중점학교와 같이, 국 영 수, 문ㆍ이과에만 치우치지 않고, 특목고와 전문계 교과목을 망라하여 진로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고교의 진로 집중과정별 핵심교과를 대학의 모집단위(계열, 학부, 학과)별로 필요한 선수과목이 되도록 대학입시에서도 반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제 구실을 하듯이, 교과목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쇄신하면 각 진로에서 핵심이 될 수 있다. 교육 관행을 개선하고 진로에 따른 교육과 대학입시가 절실해졌다. 교육과정과 입시를 둘러싼 반대보다 대안을 제시하는 지혜를 모을 때이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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