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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메이커] 거버네이터, 고속철 수주 한국 손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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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메이커] 거버네이터, 고속철 수주 한국 손 들어줄까

입력
2010.09.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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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너거

"I will be back."

'터미네이터'의 액션스타 아놀드 슈워제너거가 한국을 처음 찾은 것은 지난 1988년. NBC 방송 평론가로 서울올림픽을 취재하러 온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조카)와 동행했다. 당시 그는 한국 음식과 올림픽 분위기에 큰 감동을 받아, 영화 터미네이터의 대사처럼 "언젠가는 다시 방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22년만에 그가 다시 한국에 왔다. 이젠 '터미네이터'는 아니라 '거버네이터'(주지사를 뜻하는 governor와 terminator의 합성어)로. 할리우드 최고스타라는 유명세에 미국에서 인구가 많은 주의 지사라는 무게까지 더해져, 한국에 머문 1박2일 동안 그는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무역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첫날(14일)에는 경기 수원시 화성행궁을 찾아 김문수 지사와 우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15일엔 분 단위 스케줄을 이어가며 이곳 저곳에 나타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찬강연회를 시작으로 평창 스페셜올림픽 유치 행사, 대기업 총수들과의 리셉션, 청와대 방문 등 일정을 연달아 소화했다. 워낙 잘 알려진 인물이라 여느 외국 정치인의 방한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았고, 케이블 TV는 그의 대표 출연작들을 모아 '슈워제네거 특집'을 방영하기도 했다.

방한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역과 천안아산역을 왕복하며 KTX를 시승한 것. 다른 일정은 한국 측의 '초대' 형식이었지만, KTX 시승은 주지사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행사였다. 2012년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건설 발주를 앞두고, 수주희망국 중 하나인 한국의 고속철도 성능을 체험해보기 위해서였다. 다행히도 그는 "속도와 효율성에 큰 인상을 받았고, 한국 업체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만족한 반응을 보였다.

업계와 코레일은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KTX 시승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실제로 우리나라는'고속철 원조' 격인 프랑스 독일 일본에 비해서도 기술 및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 기술로 만든 고속열차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사이를 오가는 상상이 허황된 꿈으로만 그칠 일만은 아닐 것 같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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