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간 중국 위안화 환율이 28개월이래 가장 큰 절상 폭을 기록했다.
중국외환교역중심(中國外匯交易中心)은 17일 위안화 환율 중간가격 보고에서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이 전 거래일 보다 0.0009위안 하락한 6.7172위안이라고 공시했다. 이로써 위안화 환율은 6월19일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선언 이후 1.6155% 절상됐고, 9일 이후 7일간 1.0824% 절상 된 셈이다. 이는 2008년 5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절상 폭이다.
중국당국이 지난 1주일간 위안화 절상을 이같이 용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에 대한 생색내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달러ㆍ위안 환율은 8일 미국의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 고위관계자들의 방중 이후 급속히 절상됐다.
또 16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중국 제재법안 마련을 위한 청문회를 열자 절상 폭을 높였다. 중국당국은 5,6월 연속 2개월간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해 미국을 긴장시키다 7월부터 다시 매입에 나섰고, 14일 중국 상무부의 왕차오(王超) 부부장(차관)을 단장으로 한 대규모 구매사절단을 미국에 보내는 등 유화의 손짓을 보였다.
그러나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16일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너무 느리게 이뤄지고 있다"며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기회로 삼아 위안화 환율 시스템 개혁을 위한 지지를 규합하겠다"고 밝혀 향후 미국의 절상압력이 한층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이 1주일째 사상 최고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도 미 측이 압박하자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압력은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금융전문가들도"슈퍼엔고 대응에 나선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용인한 미국이 중국에만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중국당국은 위안화 절상 폭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중국이 연내 감당할 수 있는 위안화 절상 폭은 2%수준이며 절상폭이 5%를 넘어가면 상당수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재현 한국은행 베이징대표처 부대표는 "위안화 환율은 내달 유엔총회에서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총리의 회동, 11월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며"절상 폭은 오바마 행정부의 체면을 살려주는 생색내기 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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