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삶을 담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언제나 접근 가능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005년과 2007년에 이어 올해 3회째를 맞은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의 공식행사가 오는 10월 2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학운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이 행사를 1년 가까이 기획하고 총 지휘해 온 박경(55) 예술감독의 역량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긴장할 법도 한데 지난 15일 학운공원 내 오픈스쿨에서 만난 그는 의외로 여유 있어 보였다. 경남 충무에서 태어나 12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해외파라 그런지 한국말은 어눌했지만 한 마디 한 마디 속에는 APAP2010에 대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박 감독은 “1, 2회가 작가들의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APAP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에 기반한 공공예술을 추구했다”며 “특히 안양의 최근 화두가 도시재생인 만큼 뉴타운과 재개발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도는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3,000여명의 학생과 교사, 주민, 사진작가들이 뉴타운사업지구인 만안구의 일상을 기록한 ‘만안의 이미지-기록과 기억’, 국내외 작가들이 석수시장에서 상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진행한 ‘석수아트 프로젝트’, 박달2동을 무대로 재활용품을 줍는 노인들과 소통하며 재활용품을 활용한 예술을 선보이는 ‘무늬만 커뮤니티’ 등이 대표적이다. 행사가 10월말 끝나도 각종 프로젝트 결과물들은 지속적으로 남게 된다. 박 감독은 “예술적 실천이 안양시민의 일상 속으로 예술이 녹아 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시각예술과 교수인 박 감독은 영국 스페인 중국 네덜란드 등에서 건축가와 도시전문가로 활동했고, 제2회 광주비엔날레에도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전문가의 눈에 비친 한국의 도시는 어떨까. 박 감독은 “똑같은 아파트들이 들어선 대한민국 도시들은 다 똑같아 보인다”며 “외적인 성장에만 치우친 도시는 한계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도시에 대한 고민과 도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양=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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