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ㆍ48) 신임 일본 외무장관은 간 나오토(菅直人),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트로이카 체제를 이어 받을 민주당 대표 주자의 한 사람이다. 일본의 ‘안보 자립’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일면도 있지만 한일 관계에서는 재일동포 참정권 부여와 야스쿠니(靖國) A급 전범 분사에 찬성하는 등 전략적인 한일관계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
마쓰시타(松下) 정경숙 출신인 마에하라 장관은 교토(京都)부 의원으로 정계에 발은 디딘 뒤 1993년 일본신당 후보로 중의원 의원에 첫 당선했다. 호소카와(細川) 정권 붕괴 이후 신당사키가케에 합류하면서부터 간 총리와 당을 같이 해왔다. 2005년에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현 간사장의 대표 사임에 따라 치러진 경선에서 간 총리를 물리치고 민주당 대표에 오르기도 했다.
대학시절 한때 국제정치학자를 꿈꾸었던 마에하라 장관은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와 이를 위한 헌법 9조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자주안보파’로 분류된다. ‘일본 외교의 기축은 미일동맹’이지만 대미추종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며, 특히 중국의 군비 증강 등에는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북한문제에서는 미사일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적기지 선제공격능력’ 보유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납치문제와 무관하게 인도적인 대북 지원은 필요하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한일 포럼'에 여러 번 초대돼 한일관계 협력을 거듭 강조해온 마에하라 장관은 민주당 내 젊은 의원들이 발족한 '전략적 한일관계를 구축하는 의원모임' 회장을 맡는 등 최근 들어 양국 관계에 적잖은 관심을 보여왔다.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5월 열린 '새로운 100년을 향한 한일 협력 방안' 포럼에 참석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고경영자 대통령론'을 자신의 역할 모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내 반오자와 세력을 대표하며 지난해 정권교체 후 국토교통장관을 맡은 뒤 민주당의 개혁 실행을 상징하는 각료로 평가 받고 있다. 중학생 시절 부친이 자살한 뒤 모자 가정에서 어렵게 자랐으며 ‘증기기관차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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