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최근 선거를 통해 뽑은 4개 선출직 당직에 모두 친이계 인사들이 당선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4명 중 2명은 친이재오계 성향으로 분류되는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들이어서 이재오 특임장관의 여의도 복귀가 은근한 효과를 발휘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중앙위의장 선거에서는 최병국 의원이 이명규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중앙위는 1만5,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당내 최대 직능단체다. 13일 여성위원장 선거에서는 비례대표인 김소남 의원이 선출됐다. 최 의원과 김 의원은 모두 ‘함께 내일로’ 소속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실시된 중앙청년위원장 선거에서 원외인 손인석 전 중앙청년위 수석부위원장이 친박계인 손범규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손 위원장은 친이계 중에서도 소장파 성향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장애인위원장 선거에서는 비례대표인 이정선 의원이 선출됐다.
이를 두고 친이계가 당 조직을 거의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출마자 개인의 역량 차이도 있지만 친이계와 친박계의 조직력 차이가 분명해진 것”이라며 “7ㆍ14 전당대회에서도 이런 현상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장관의 복귀가 친이계 중에서도 친이재오계 성향 인사들의 결집력을 강화시킨 측면도 있다.
한편 이 장관은 16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상견례를 겸한 만찬 모임을 가졌다. 여당 소속 특임장관이 야당 원내대표단과 식사 모임을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공정한 사회’ 등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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