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무총리 후보자에 김황식 감사원장이 지명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지명 배경을 설명하면서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보여준'흠잡을 데 없는 도덕성과 청렴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2년 넘게 재직하면서 충분한 국정 파악의 기회가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남 장성 출신인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전남ㆍ광주 출신으로는 정부 수립 후 첫 총리직에 오른다. 지역화합 차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야당들도 이런 점을 평가하고 일단 김 후보자 지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 지명 결정 과정에서 8ㆍ8개각 인사청문회 파동 후 대폭 강화한 인사검증 절차를 충실히 따랐다고 한다. 200개의 자기검증항목 체크와 질적 검증, 그리고 모의 청문회 형식의 사전면담 절차를 거쳤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과 결과는 새로 마련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는 2008년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대체로 무난하게 통과했다. 그런 만큼 이번 청문회도 별 문제 없이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요식행위로 끝나서는 안 될 일이다.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됐던 병역문제와 탈세 의혹은 어느 정도 해명이 됐었지만 필요하다면 재검증을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도 김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 내각을 통할해 대통령을 보좌할 수 있는 업무역량이 충분한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정해진 절차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서둘러 진행할 필요가 있다. 8월 11일 정운찬 전 총리의 사임과 뒤이은 김태호 후보자 낙마로 총리 공석사태가 한 달 넘게 장기화하면서 주요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딸 특채 파문으로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사퇴한 뒤 외교사령탑이 없는 가운데 유엔총회 외교와 G20 정상회의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야는 검증할 것은 하되 가능한 한 신속하게 검증을 함으로써 국정 공백을 최소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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