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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커버스토리 - 고스톱은 인제 그만…달처럼 둥글둥글 온 가족이 놀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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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커버스토리 - 고스톱은 인제 그만…달처럼 둥글둥글 온 가족이 놀아보세

입력
2010.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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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놀다 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아….' 하루가 짧도록 정신 없이 놀아본 게 언제였나. 옛날엔 그랬다. 변변한 장난감 하나 없이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 고무줄 하나면 종일 놀 수 있었다. 이도 저도 없으면 몸만으로도 충분했다.

시대가 변했다. 명절에 모인 아이들은 장난감이 널려 있어도 심심해하고 오랜만에 마주한 어른들 사이에선 살짝 어색함마저 감돈다. 그래서 준비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실내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숨은 놀이들을 찾아 소개한다. 얼마 만에 얻은 황금연휴인데, 한바탕 놀아봐야 하지 않겠나.

■ 장돌뱅이 3팀 누가누가 이기나

올 추석엔 장돌뱅이 한번 돼보자. 장돌뱅이는 장돌림을 낮춰 부르는 말로 여러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수를 이른다. 장돌뱅이는 전형적인 말판놀이다. 말은 세 개. 공예품과 농산물, 수산물 상인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숫자만큼 지역을 이동하며 특산물을 얻는다. 서울로 돌아와 받은 칩을 점수로 계산해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이긴다.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 자기 말과 같은 종류의 특산물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장돌뱅이 놀이는 초등학교 교사 10여명으로 이뤄진 놀이연구회 '놂'이 2개월여 동안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직접 창작했다. 1988년 출범한 놂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숨은 놀이를 찾아내고 전래놀이를 현대식으로 계량하고 있다. 장돌뱅이 놀이를 개발한 김덕용 홍제초 교사는 "민속놀이인 승경도를 변형한 것"이라며 "지역별 위치와 특산물, 시장의 기초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장돌뱅이의 규칙과 방법

①색종이로 특산물 칩을 종류별로 30여개씩 만든다. 공예품은 붉은색, 농산물은 초록색, 수산물은 파란색이다.

②출발지에서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숫자만큼 칸을 이동해 특정 지방에 도착한 뒤, 주사위 숫자대로 특산물 칩을 받는다. 주사위 숫자가 1∼2면 해당 지역에서 2개, 3∼4면 4개, 5∼6이면 5개를 받는 식이다.

③시장으로 표시된 곳에선 그 지역 특산물 칩을 내놓고 그 수만큼 자기 말과 같은 종류의 특산물 칩으로 교환해간다. 예를 들어 수산물 시장에 농산물 상인이 오면 수산물 칩을 내놓고 그만큼의 농산물 칩을 받아간다. 교환하는 칩 수는 ②와 같다.

④단 도착한 시장이 말과 같은 종류면 교환하지 않고 ②의 규칙대로 칩을 받아만 간다. 예를 들어 농산물 시장에 농산물 상인이 주사위 숫자 3으로 왔다면 농산물 칩 4개를 받는다.

⑤이렇게 한 바퀴 돌아 서울로 제일 먼저 들어온 사람에겐 그 사람 말과 같은 종류의 특산물 칩을 5개, 두 번째로 들어온 사람에겐 3개를 다른 상인이 모두 줘야 한다. 예를 들어 농산물 상인이 1등으로 들어오면 공예품과 수산물 상인은 모두 자기 칩 중에서 농산물을 5개 골라 내준다.

⑥말이 모두 서울로 돌아오면 점수를 계산한다. 자기 말과 같은 종류의 칩 수에 2를, 다른 칩 수에 1을 곱해 더한다. 예를 들어 농산물 상인이 농산물 칩 20개, 수산물 7개, 공예품 4개를 갖고 있다면 (20X2)+(7X1)+(4X1)로 51점이 된다.

⑦칩을 만들기 번거롭다면 농산물과 수산물 공예품 점수를 표로 만들어 적어도 된다.

■ 빙글빙글 판 돌고 성냥개비 따먹고

고유의 말판놀이 하면 윷놀이와 쌍륙이다. 윷과 주사위에서 나온 수만큼 말을 움직이므로 승패는 거의 우연에 달려 있다. 놀이연구회 놂은 여기에 '작전'을 가미해 새로운 놀이 '판돌이'를 만들었다. 두 팀이 각각 까만 바둑알과 흰 바둑알을 4개씩 갖고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만큼 칸을 전진하며 판을 돈다. 4개 바둑알을 모두 먼저 판에서 내보낸 팀이 이긴다.

정효진(신목초 교사) 놂 회장은 "어떤 말을 움직일까, 상대 말을 잡을까, 언제 새 말을 내보낼까 작전을 짜다 보면 판단력이 길러지고 상황을 파악하는 시야도 넓어진다"고 놀이의 효과를 설명했다.

윷놀이에 꼭 말판이 필요한 건 아니다. 놂은 색다른 윷놀이를 제안했다. 성냥개비나 이쑤시개만 있으면 된다. 이름하여 산(算)가지 따먹기. 옛날에 셈하는데 꺾어다 쓴 나뭇가지를 산가지라고 불렀던 데서 붙인 이름이다.

성냥개비를 각각 1개(도), 2개(개), 3개(걸), 4개(윷), 5개(모)씩 5가지 묶음으로 늘어놓고 두 팀이 번갈아 윷을 던진다. 윷이 나온 결과에 따라 해당 묶음의 성냥개비를 가져간다. 결과가 상대가 이미 가져가 비어 있는 묶음이면 자기 팀 성냥개비로 물어낸다. 물어낼 성냥개비가 없으면 모자란 개수만큼 빚을 진다. 늘어놓은 성냥개비가 모두 없어졌을 때 성냥개비를 많이 가진 팀이 이긴다.

● 판돌이의 규칙과 방법

①한 팀은 ↓, 다른 한 팀은 ⇒ 방향으로 전진한다.

②말이 전진하다 멈춘 칸에서 같은 팀 말을 만나면 업는다. 이때부터는 업은 말과 함께 움직인다.

③말이 상대 말과 같은 칸에 들어가면 나중에 들어간 말이 먼저 있던 말을 모두 출발점으로 보낸다.

④판을 한 바퀴 돌아오면 판 밖으로 나간다. 처음 3개의 말은 출발점을 통과해 끝낼 수 있지만 마지막 말은 정확하게 출발점에 도착해야 한다. 말 4개가 한꺼번에 움직이면 출발점에 도착해야 끝난다. 출발점에 정확히 도착하지 못하면 1번 쉰다.

● 산가지 따먹기 놀이과정 예시

갑팀: 윷을 던진 결과 '개'가 나와 '개' 묶음의 성냥개비 2개를 가져갔다.

을팀: '윷'이 나와 '윷' 묶음에서 4개를 가져갔다.

갑팀: '윷'이 나왔는데 '윷' 묶음이 비어 있어 물어내야 한다. 따먹은 성냥개비가 2개밖에 없어 2개만 '윷' 묶음에 놓고 2개는 빚을 졌다.

을팀: 다시 '윷'이 나와 '윷' 묶음의 비어 있는 두 자리에 자기 팀 성냥개비 2개를 내놓았다.

■ 화투 대신 주사위 던지세요

전미경(한남대 레크리에이션과 교수) 한국놀이문화협회 이사는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분위기를 바꿔볼 수 있는 단체게임을 제안했다. 이름이 별나다. 주사위고스톱. 화투 대신 주사위를 던지고, 돈 대신 점수를 따면 된다. 아이가 많은 집에선 전 교수가 추천한 낱말찾기 놀이도 좋겠다. 바둑판처럼 생긴 글자판에서 오른쪽에서 왼쪽, 왼쪽에서 오른쪽, 위에서 아래, 아래에서 위, 대각선 등 여러 방향으로 글자를 조합해 뜻을 담고 있는 낱말을 찾아내는 것이다. 많이 찾는 사람이 이긴다.

● 주사위고스톱 규칙과 방법.

①5∼6명씩 몇 팀으로 나눈다. 한 팀에서 2명이 주사위 1개씩을 동시에 굴려 나온 숫자를 합한다. 합이 6이나 10이 아니면 '고'를 외치고 팀에서 돌아가며 주사위를 계속 던진다. ②합이 6이나 10이 나올 것 같아 그만 던지려면 '스톱' 하고 지금까지 나온 숫자의 총합을 기록한 다음 주사위를 다른 팀으로 넘긴다.

③합이 6이나 10이 나오면 지금까지의 총합이 사라지고 주사위도 다른 팀으로 넘겨야 한다.

④기록된 총합이 먼저 100점이 된 팀이 이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나홀로 명절족을 위한 놀이

여러가지 사정 상 '나 홀로 추석'을 맞게 된 싱글족이라고 꼭 TV 리모컨이나 컴퓨터 모니터만 붙잡고 연휴를 보낼 필요는 없다. 서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2만원 안팎을 들이면 시체놀이보다 훨씬 재미있는 혼자 하는 게임을 구할 수 있기 때문.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얕잡아 보지 마라. 게임이 풀리지 않아 아빠에게 들고 갔다가 아예 빼앗겨버린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혼자 하는 놀이는 대체로 규칙은 지극히 단순하나 목적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서, 수준만 잘 맞으면 거의 중독이 되다시피 한다. 그러니 조심할 것. 한두 시간 때우겠다고 시작했다가 혼자 씩씩거리며 밤 새는 수가 있다.

◆솔리테어(Solitaire) - 뛰어넘기 게임

판 위 칸칸이 말(구슬 개구리 등 말 모양은 다양하다)을 채워놓고 빈 칸으로 말을 옮기면서, 뛰어넘기를 당한 말을 하나씩 판에서 빼나가는 놀이. 규칙은 단순하나 마지막에 말을 단 하나만 남기는 임무를 완수하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판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개구리 12마리를 사용하는 호퍼스 게임은 어린이용.

◆러시 아워 - 탈출 게임

가로 세로 6칸 네모로 이루어진 판 위에 2, 3칸 크기의 차 모양 말을 올려놓고 앞 뒤로만 움직여서 빨간 차를 출구로 빼내는 게임. 처음에 차들을 어떤 구조로 배치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데 보통 40가지 배치형태가 카드로 소개돼 있다. 한번 흥미를 느끼면 40번까지 내리 하게 된다. 러시 아워 사파리 등 다양한 변종이 있다. 죄수가 감옥을 탈출하는 알카트로즈도 비슷한 탈출게임인데 여러가지 조건이 붙어 있어서 러시 아워보다 더 어렵다.

◆소마 큐브 - 입체모양 맞추기 게임

직육면체들이 이어진 다양한 모양의 블록들을 끼워서 정육면체 등 목표로 삼는 입체모형을 맞추는 게임. 역시 카드로 목표로 삼는 다양한 모양들이 제시돼 있다.

단순히 직육면체를 맞추는 게 아니라 블록에 그려진 점을 이용해서 주사위 모양까지 맞춰야 하는 다이스큐브는 소마큐브보다 난이도가 더 높다. 이밖에 정사면체를 만드는 피라미드, 구를 만드는 구퍼즐 등이 있다.

◆하노이의 탑 - 옮기기 게임

인도 베나레스의 한 사원에 64개의 순금 원판이 다이아몬드 바늘에 큰 것부터 작은 순서로 꽂혀 있다는 전설을 아는지? 큰 원판이 작은 원판 밑에 있어야 한다는 규칙을 지키면서, 2개의 빈 바늘을 이용해 원판을 다른 바늘로 옮기면 세상이 끝난다는 전설이다.

원판 하나를 옮기는 데 1초씩 걸린다고 해도 64개의 원판을 다 옮기려면 (264-1)초, 약 5,800억년이 걸리는 것으로 계산돼 세상의 종말은 사실상 태양계의 수명보다 더 먼 훗날의 일이 된다.

하노이의 탑은 원래 수학 문제에서 기원해, 게임으로 만들어졌다. 시중에 판매되는 게임은 보통 10개의 원판으로 구성돼 있다. 미리 알면 흥미가 반감될 수도 있지만, 심심풀이 삼아 10개 원판을 옮기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한번도 안 틀린다 해도 (210-1)번, 즉 1,023번을 옮겨야 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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