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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유럽심장학회 올 총회서'스텐트 혈전증' 집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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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유럽심장학회 올 총회서'스텐트 혈전증' 집중 논의

입력
2010.09.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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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혈관이 좁아지거나(협심증) 막히면(심근경색) 스텐트 시술을 대체로 하게 된다. 시술이 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2007년)에 따르면, 스텐트 시술은 모든 수술 가운데 건수와 인원 기준으로 9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다만, 이 수술은 혈관이 다시 막히거나 스텐트 주위에 혈전이 생기는(스텐트 혈전증) 부작용이 문제다. 8월28일~9월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2010년 총회에서는 스텐트 주위에 생기는 혈전을 없애는 방법이 집중 논의됐다.

약물 방출 스텐트로 관상동맥증후군 치료

심장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등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ㆍAcute Coronary Syndrome)으로 유럽에서는 매년 남자 6명 가운데 1명(16%), 여성 7명 가운데 1명(15%)이 사망한다. 국내에서도 2009년 13만명에게 이 질환이 생겨 1만명이 사망했다. 정남식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포함한 심혈관계 질환은 암과 뇌졸중에 이어 국내 사망률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관상동맥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관상동맥중재술(PCIㆍ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이 많이 쓰이고 있다. 이는 다리에 있는 동맥 속으로 유도관을 심장동맥 입구까지 삽입해 금속 철망 모양의 스텐트나 풍선 등으로 심장혈관의 막힌 부위를 뚫는 시술이다. 1977년에 처음 관상동맥중재술이 시행됐을 때에는 풍선(balloon)을 이용해 심장혈관의 좁아진 부위를 넓혔다. 그러나 시술 받은 환자의 30~40%에게서 협착이 다시 생겼다.

그래서 94년엔 작은 금속망 튜브로 막힌 혈관을 떠받쳐 주는 순수 금속 스텐트(bare metal stent)가 도입돼 90년대 후반까지 80% 이상 이 시술이 쓰였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 이후에도 재협착률이 여전히 20% 정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미국 과학자들은 2003년 약물 방출 스텐트를 내놓았다. 이 스텐트는 면역억제제나 세포증식억제제 등 재발억제약물을 금속 스텐트 표면에 바른 뒤 코팅한 것이다. 스텐트를 혈관에 넣으면 약물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흘러나와 시술 후 세포 증식으로 인해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것을 막는다. 약물 방출 스텐트 덕분에 재발률은 10%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그래서 현재 국내 관상동맥중재술의 97%가 이 스텐트를 쓰고 있다.

국내에서 쓰이는 약물 방출 스텐트로는 한국애보트의 ‘자이언스 V’와 보스턴 사이언티픽의 ‘택서스’, 존슨앤드존슨메디컬의 ‘사이퍼’, 메드트로닉의 ‘엔데버’ 등이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재협착을 줄인 약물 방출 스텐트가 최근 기존 순수 금속 스텐트에 비해 혈전을 증가시켜 혈관을 막는 ‘스텐트 혈전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그문트 실버 독일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 심장내과 교수는 “스텐트 혈전증은 스텐트 이식 뒤 스텐트 주위에 혈소판이 모이면서 생긴다”며 “발병률이 1.2% 정도로 낮지만 발병 후 사망률이 30%까지나 된다”고 말했다.

스텐트 혈전증 크게 줄여

스텐트 주위에서 생기는 스텐트 혈전증을 예방하려면 의사 처방에 따라 항혈전제를 먹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성분명 클로피도그렐)’를 주로 복용했다. 그러나 플라빅스를 먹은 환자의 30~50%는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약을 원활히 대사하지 못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당뇨병 합병증이 있거나 여러 개의 스텐트를 이식한 스텐트 혈전증 고위험군 환자는 고용량으로 복용하거나 추가로 다른 약을 먹어야 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신개념 경구용 항혈전제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의 효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에피언트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아 2011년에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에피언트는 유전적 특성과 관계없이 항혈전 효과가 매우 컸다. 30개국 1만3,608명의 대규모 임상시험(TRITON-TIMI 38)에서 에피언트는 심혈관 사망과 비치명적인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플라빅스보다 19%나 줄였다.

로젤리오 브라세라스 다이이찌산쿄 책임연구원은 “에피언트는 약물 방출 스텐트를 이식한 환자군의 스텐트 혈전증도 플라빅스보다 60% 이상 줄였다”며 “에피언트는 일과성 허혈성 발작이나 뇌졸중을 앓은 적이 없고, 75세 미만, 몸무게 60㎏ 이상인 성인에게는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에피언트와 비슷한 메커니즘을 가진 아스트라제네카의 항혈전제 ‘브릴란타(성분명 티카그렐러)’도 미국에서 9월 중 임상 승인을 앞두고 있다.

■ 심장동맥 질환 재발 방지 및 예방법

1. 금연한다.

2. 혈압을 적절히 유지한다.

3.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4. 당뇨병과 혈당을 체크한다.

5. 비만을 조심한다.

6. 1주일에 세 번, 한 번에 30분 이상 땀 날 정도로 운동한다.

7. 적대감이나 긴박감, 과도한 경쟁심 등이 지나친 긴장을 피한다.

스톡홀름(스웨덴)=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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