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개최될 예정인 북한의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우리 정당으로 치면 임시 전당대회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을 실제 지배하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필요에 따라 당 대표자회를 소집할 수 있다.
노동당의 최고 의결기구는 당 대회이다. 우리로 치면 전당대회에 해당한다. 당의 이념과 목표를 정할 뿐 아니라 당을 지도하는 당중앙위원회 위원들을 뽑는다. 당 대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1980년 10월 제6차 당 대회 이후 30년간 열린 적이 없다. 북한이 이번에 개최한다고 예고한 것은 당 대표자회다.
무엇보다 이번에 당 대표자회가 열리게 되면 김정일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 구축과 함께 그의 후계체제를 뒷받침할 주요 인선 등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두 차례 열린 북한의 당 대표자회도 김일성 국가 주석 체제를 굳건히 하는 목적으로 활용됐다. 1958년에 3월 3~6일 열린 1차 당 대표자회는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8월 종파사건이란 1956년 6~7월 김일성이 소련을 방문한 틈을 타서 노동당 5대 정파 중 하나인 연안파의 최창익 등이 김일성 퇴진 운동을 계획하다가 발각돼 그 해 8월 열린 전원회의에서 모두 중국으로 망명하거나 제거된 사건을 말한다.
1966년 10월 5~23일에 열린 2차 당 대표자회에서 당시 김 주석은 ‘현 정세와 우리 당의 과업’이란 보고를 통해 ‘경제와 국방의 병진 노선’을 공식화하고 체제를 더욱 강화시켰다.
따라서 조만간 당 대표자회가 개최될 경우 3대 후계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김정은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당중앙위원회 산하 정치국 위원, 당 조직 담당 비서 등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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