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을 위한 미국과 일본 정부의 협의에 우리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의 결과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한미 양국의 협상력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5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대표단은 14,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쇠고기 수입조건 개정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현재 21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출하고 있는 미국은 일본 정부로부터 추가 완화 조치를 얻어낸다는 방침이다. 반면 일본 정부는 자국 소비자의 부정적 정서를 이유로 미국의 요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이 수입검역 조건상에서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에 합의할 경우, 우리도 이를 근거로 미국에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검역조건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민간업자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수입검역 조건상으로는 모든 월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2008년 ‘촛불 파동’으로 양국 수출입업자의 자율규제 차원에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한 통상 전문가도 “2008년에도 한승수 국무총리가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체결한 협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는데, 미국과 일본이 새로운 검역조건에 합의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협의 결과에 따라 한미 FTA 등 통상 현안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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