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86그룹의 전당대회 후보 단일화 합의가 파국으로 막을 내렸다. 최재성 후보가 15일 독자 완주를 선언하면서 후보 단일화는 결국 무산됐다. 당 안팎에선 486식 정치의 한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최 후보는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당대회에서 완주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잘 푸는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의장이 결단하면 따른다’는 게 전대협 세대의 구호였는데 의장이 결단했는데 제가 수정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당내 486 정치인 모임인 ‘삼수회’가 13일 이인영 후보를 단일 후보로 결정했지만 이를 거부한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 전대는 정세균 정동영 손학규 등 빅3 후보, 박주선 천정배 등 비주류 중진 후보, 정세균 후보와 가까운 최재성 후보, 빅3와 거리를 둔 채 진보개혁 색깔을 앞세운 이인영 후보가 5장의 티켓을 놓고 벌이는 경쟁 구도가 됐다. 조배숙 후보는 여성 몫 최고위원에 당선이 확정된 상태다.
486 후보 단일화 무산은 전대뿐만 아니라 당내 역학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단 486이 처음으로 세대정치를 시도했다 계파와 개인적 이해에 휘둘려 처참하게 무너짐으로써 위상은 급전직하했다. 486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을 경우 박주선 천정배 후보는 물론 빅3와도 경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제는 각개약진으로 최고위원 당선에 급급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물론 최 후보는 “10일 후보등록을 마친 뒤 12일 백원우 후보 사퇴로 단일화 문제는 정리됐다. 이인영 후보와 함께 전대를 통과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수회가 간접 확인한 ‘이인영 1위’라는 컷오프 결과를 최 후보가 “귀동냥 단일화”라며 거부함으로써 약속 위배 부담도 안게 됐다. 한 비주류 의원은 “정치공학으로 시작한 후보 단일화가 결국 말 바꾸기, 약속 위배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전대 초반 분위기를 망쳤다”고 꼬집었다. 쇄신연대는 “구태정치 뺨치는 당권파 486의 실망스런 정치행태”라고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의 486 견제도 구설수에 올랐다. 한 주류 의원은 “2007년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컷오프 결과를 비공개하기로 했다가 하루 만에 공개한 적이 있는데 이번엔 이를 계속 거부해 판이 꼬였다”고 지적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대구=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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