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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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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모성

입력
2010.09.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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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위한 콜센터는 없나요

'엄마가 뿔났다.' 지난 주 뿔났던 마음이 아직까지 진정되질 않는다. 정부가 9일 내놓은 '2차 저출산 고령화사회 기본 계획안' 때문이다. 발표 직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엄마들의 비판이 혹 잊혀지기라도 할까 봐 다시 한번 얘길 꺼낸다.

'낳아두면 애는 지가 알아서 큰다'는 얘긴 이미 옛말 된지 오래다. 갈수록 엄마 노릇 하기 힘들어진다. 이런 한탄을 하면 동갑내기 중엔 "힘들어하지 말고 얼른 집에 들어 앉으라"고 충고하는 친구도 있다. 물론 그 친구는 남자다. 엄마 노릇이 쉽지 않은 이유는 많다.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회가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엄마들이 이 힘든 '엄마 노릇'을 기어이 하는 데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최소한 자신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사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 말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는 이런 엄마의 마음을 멍들게 한다. 엄마 노릇 아무리 해도 우리 아이가 특채로 좋은 직장 잡는 '있는 집' 아이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테니 절망적이다. 하필 고위공무원 자녀에 대한 특혜 논란이 한창 불거지고 있는 와중에 이번 계획안이 발표돼 수많은 모성에 생채기를 냈다.

심리학자 드루 웨스턴 미국 애머리대 교수는 저서 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읽으면 정치의 해법이 보인다'고 했다. 예를 들면 선거에서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유권자를 설득하는 후보보다는 감성적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때 사람의 뇌에서는 변연계의 활동이 두드러진단다. 뇌 안쪽 가운데쯤 위치한 변연계는 감정과 마음을 관장하는 영역이다. 이성과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뇌(뇌 앞쪽)는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미친다고 웨스턴 교수는 설명했다.

또 다른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 미국 아리조나주립대 교수는 한 과학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필요한 원칙 중 첫 번째로 '상호성'을 들었다. 아무리 작은 말이나 선물이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진다면 사람들은 은연중에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서도 설득이 필요하다. 아이를 많이 낳도록 설득하려면 먼저 여성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여성 뇌의 변연계가 움직인다면 아무리 작은 정책이라도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몇 달 전 만난, 두 아이를 키워낸 한 여성과학자의 제안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엄마들을 위한 콜센터라도 설치하면 어떨까요? 급하게 물어볼 거나 도움 받을 일 있을 때 전화 한 통으로 바로 해결될 수 있는. 그리고 여기서 가장 요청사항 많은 것부터 파악해 정책으로 서비스하는 거죠." 우리 정부는 아직 엄마들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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