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로 시장을 키운 기업공개촉진법부터 코스피지수 네자리수 돌파, 그리고 금융위기 쇼크까지'.
올해로 창사 40주년을 맞는 대우증권이 15일 1970년 이후 증시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56년 3월 증권시장이 열렸지만, 한국 증시가 제대로 된 틀을 갖추고 성장한 건 70년대 이후다.
10대 뉴스에 첫 번째로 꼽힌 72년 박정희 정권의 ‘기업공개 촉진법 제정’은 증시의 몸집을 키운 결정적 발판이었다. 일정 요건이 되는 기업의 상장을 의무화한 기업공개 촉진법이 제정되면서, 상장 러시가 시작됐고 상장 기업은 72년말 66개에서 78년 356개로 급증했다. 당시 증시 성장을 주도한 건 중동건설 붐을 탔던 건설주. 하지만 78년 오일쇼크와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 건설주는 1년새 70% 이상 폭락하는 파동을 겪었다.
89년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대에 첫 진입한 것도 역사에 남을 기록.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곧이어 나온 ‘12ㆍ12 증시부양책’은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부양책으로 평가되지만, 투신사 부실을 불러오고 깡통 계좌를 양산하는 등 부작용이 더 컸다.
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도 10대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이 도산하고 코스피지수가 280포인트까지 폭락하는 등 증시는 호된 시련기에 들어섰다. 외환위기에 이어 98년 외국인 투자한도 완전폐지로 글로벌 자본이 본격 유입되기 시작했고, 99년 정보기술(IT) 붐에 편승한 코스닥 버블, 2005년 이후 주식형펀드 열풍을 거쳐 2007년 코스피지수는 2,000포인트 돌파에 성공했다. 10대 사건의 마지막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쇼크가 장식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의 역사는 굴곡 많은 한국 경제의 성장사를 한눈에 보여준다”며 “우리 증시는 앞으로도 저금리 기조와 중국 내수 성장의 수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향후 10년간 국내 증시를 주도할 종목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현대건설 엔씨소프트 LG이노텍 오리온 테라젠이텍스 등을 꼽았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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