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의사가 돼서 나처럼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
김선오(16)군은 1월 초 급성바이러스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팔다리가 마비되고 실어증까지 나타나면서 장기간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다. 김군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지만 언어 치료와 적응 재활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일보와 국민은행은 9일 오후 전남 영암군 영암지역자활센터에서 이 센터가 추천한 김군과 엄마 윤정순(40ㆍ삼호읍)씨에게 의료비 300만원을 지급했다. 걸음걸이가 불편한데도 내내 밝은 표정을 보인 김군은 “아프다 보니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고 어른스러운 말을 했다.
윤씨는 자신의 상황이 이렇게 어렵지만 이 센터에서 모범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윤씨는 4년 전 남편의 상습 폭행으로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아들 둘을 데리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김군이 갑자기 쓰러진 것. 하지만 그는 희망을 놓지 않고 김군을 돌보면서 봉사활동까지 했다. 그리곤 이번에 ‘내 고장 사랑기금’을 받게 된 것이다. 윤씨는 “더 열심히 봉사하고 아들도 봉사하는 일에 앞장 설 수 있도록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광덕 부군수는 “어려운 군민들이 힘내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각각 남편이 암이 걸렸고, 두 아들이 장애인인데도 봉사활동을 계속해 온 지역 주민 박복례(63)씨와 정정자(59)씨에게도 기금 50만원이 전달됐다.
영암=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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