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6)군은 2년 전부터 중증재생불량성빈혈을 앓고 있다. 일종의 백혈병으로 골수에서 피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악성 질환이다. 혈액이 건강하지 않으니 백혈구가 부족한 것은 당연지사. 면역력은 사실상 제로다. 골수이식이 시급한 것은 물론, 그때까지는 매주 두 번 백혈구를 수혈해야 한다. 송군의 아버지 송순환(40)씨는 “수혈해 주는 사람을 구하는 건 열심히 뛰어다니면 가능하지만 골수이식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송군은 사실 1년 전부터 골수이식을 준비하고 있다. 동생 성호(3)군의 골수를 받기로 한 것. 그러나 송군의 몸은 준비가 안 돼 있다. 그의 체온 38도로 정상 체온에 비해 1.5도가 높은데 병원에서는 “열이 정상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수술이 어렵다. 아이에게 위험하다”고 한다. 체온이 언제 정상으로 내려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송군은 신장 97㎝에 몸무게는 12㎏에 불과하다. 최근 3개월 동안에만 4㎏이 빠졌다. 이런 아들을 병실에 두고 송씨는 서울의 모 대학 복사실에서 일하고 있다. 120만원 가량의 월 수입. 많게는 한 달에 1,000만원 가까이 하는 병원비를 감당하기 벅차기만 하다.
4일 오후 서울 노원구 순복음노원교회의 김광덕 담임목사는 송군이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을 찾았다. 김 목사는 “하루 빨리 수술이 이뤄져 송군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함께 교인들이 모은 ‘내 고장 사랑기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송군을 포함한 11명이 순복음노원교회의 도움으로 의료비와 생활비 등 총 900만원을 받았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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