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스웨덴에서 최근 한 선거광고가 파문을 일으켰다. 복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백인 연금납부자가 부르카를 두른 이슬람 여성들에게 떠밀리는 장면을 담은 30초짜리 광고였다. 한 방송사는 인종차별적인 이 광고의 방송을 거부했고, 결국 일부분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방송을 탈 수 있었다.
이 광고는 ‘반(反) 이민자’기치를 내건 극우파 소수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의 선거 광고이며,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원내 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민자 차별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 원내 진입하는 것은 스웨덴 정치 역사상 처음”이라며 유럽의 똘레랑스(관용) 정신이 또 다시 시험에 놓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정당득표율이 4%를 넘으면 원내 진입할 수 있는데 이 정당은 여론조사에서 4%를 넘어섰고 당 내부에서는 8%까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스웨덴 민주당’의 공약은 이민자를 90% 줄이는 것으로 사실상 무슬림 이민자는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지미 아케손 당 대표는 “스웨덴의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이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의 외부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NYT가 ‘포퓰리스트(인기영합주의) 우파’라고 지칭한 이 정당이 과연 연합정부 구성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을까. 일단 집권 중도우파연합과 야당인 사회민주당 모두 ‘스웨덴 민주당’과 공조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중도우파연합은 사회민주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과반을 넘겨 재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만약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과연 ‘스웨덴 민주당’과의 공조거부 원칙을 끝까지 지킬 것인지가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