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사들이 겪는 ‘손해율’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번 달 신규계약부터 자동차보험료를 3% 가량 올렸던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들이 다음달 또 한차례 2%대 추가 인상을 계획 중이다. 소비자들은 또다시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온라인 보험사들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2위 온라인자동차보험사인 AXA손해보험과 하이카다이렉트는 다음달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2.6%, 2.5%씩 올리기로 했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도 2.8% 추가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이들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약 9.7%로 전체 운전자 10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추가 인상의 영향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들이 두 달 연속 보험료 인상을 감행하는 이유는 매출의 90% 이상을 자동차보험에 의존하는 온라인 전용사의 사업구조 특성 때문. 통상 71%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수입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이 올 들어 70%대 후반~80%대에 이를 정도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쌓이는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항변이다. 한 온라인사 관계자는 “온라인사는 대형 및 중소형 손해보험사보다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이대로 가면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당국도 이 같은 특수성을 감안해 추가인상을 용인해 줬다”고 전했다.
충격의 강도는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차보험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중소형사와 대형사들은 아직 여론과 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롯데ㆍ한화손보 등은 이날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대형ㆍ중소형사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차보험 비중이 낮고 ▦자산운용 등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올해 안에 추가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손해율 ‘읍소’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교통사고가 늘고 나이롱환자가 많아 손해율이 올라가면 경찰 등과 협조해 이를 먼저 줄이는 것이 우선 아니냐”며 “보험료 올리기에 바쁜 업체나 이를 재빨리 용인해 준 금감원이나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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