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역사와 문화를 가진 백제가 부활한다. 백제의 도읍이었던 충남 부여와 공주 일대에서 17일 개막식을 가진 뒤 18일부터 10월17일까지 한 달 간 열리는 ‘2010 세계대백제전’에서다.
1955년 부여에서 시작한 백제문화제를 모태로 하는 이번 세계대백제전은 ‘1,400년 전 백제의 부활’을 주제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국내 3대 문화제의 하나인 백제문화제는 2007년까지만 해도 예산이 8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40억원이나 되고, 행사기간도 10일에서 한 달로 늘어났다. 그 동안 신라문화에 가려져 있던 백제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해 충남도가 야심차게 마련한 역사문화축제다.
우선 백제의 왕궁과 사찰, 마을을 재현한 백제문화단지가 17일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에 문을 연다. 330만㎡의 넓은 대지에 백제의 왕궁인 사비궁과 백제의 대표적 사찰인 능사(陵寺), 귀족부터 서민까지 계층별 생활을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백제 초기의 도읍인 위례성 등이 갖춰졌다. 1998년 착공 이후 12년 만에 준공됐다.
백제는 목조건축물이 남아 있지 않아 문헌과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건물의 유구, 부여 정림사지 5층석탑 등에 나타난 건축물의 흔적,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 목조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 등을 토대로 대목장, 단청장, 각자장, 칠장 등 중요 무형문화재들이 참가해 옛 양식을 재현했다.
삼국시대 왕궁 중 최초로 재현된 사비궁은 천정전(天政殿), 문사전(文思殿), 무덕전(武德殿) 등의 전각을 회랑으로 감싼 형태다.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와 창명왕사리감(국보 288호)이 출토된 부여 능산리의 절을 그대로 재현한 능사에는 대웅전 앞에 높이 37.5m에 이르는 5층목탑을 세워 11일 삼존불 점안식과 개원 법회를 가졌다. 백제 유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백제역사문화관은 이미 개관했다.
세계대백제전 조직위는 백제문화를 알릴 수 있는 22개의 대형 프로그램과 70개의 시ㆍ군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특히 백제의 수도인 공주, 부여와 중국의 남조, 일본의 아스카문화권을 바닷길로 연결했던 공주 금강과 부여 백마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초대형 수상뮤지컬 ‘사마 이야기’와 ‘사비미르’는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마 이야기’는 사마(무령왕)가 해상강국과 영토 확장을 이뤄 백제를 중흥시킨 이야기로 워터스크린 등 특수 효과와 함께 150여명의 전문 연기자가 출연한다. ‘사비미르’는 백제 패망에 얽힌 의자왕과 삼천궁녀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또 공주 성안마을에서 열리는 ‘웅진성의 하루’, 부여 백제문화단지 내 왕궁에서 열리는 ‘사비성의 하루’, 주말마다 공주에서 열리는 ‘퍼레이드 교류왕국 대백제’, 부여에서 123필의 말과 150명의 병사가 벌이는 ‘대백제 기마군단 행렬’, 논산에서 열리는 ‘황산벌 전투 재현’ 등이 옛 백제를 되살린다.
백제의 유물을 디지털로 복원한 ‘백제 유물유적 복원전’도 열린다. 공주의 웅진도성과 대통사, 무령왕릉 내부, 부여의 도성과 정림사지가 복원됐다. 또 세계대백제전을 기념해 백제지역에서 출토된 기와 700여 점을 전시하는 ‘백제와전(百濟瓦塼)’ 특별전이 국립부여박물관에서, 2003년 공주 수촌리 출토 관 등을 선보이는 ‘백제의 관(冠)’ 특별전이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열린다.
국제교류가 활발했던 백제를 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도 30일부터 10월2일까지 공주대에서 ‘교류왕국, 대백제를 찾아서’, 10월7일부터 9일까지 롯데부여리조트에서 ‘백제, 세계와의 소통, 세계로의 비상’을 주제로 열린다.
이 밖에도 천안, 보령, 아산, 서산, 금산 등 시ㆍ군별로 마당극, 연극, 뮤지컬 등의 다양한 민속문화행사가 마련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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