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초 경기 부천시 소사구의 4차선 도로에서 최모(43)씨가 모는 5톤 지게차량이 옆 차선에서 나란히 달리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피해차량 승객 2명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최씨가 차선 안에 꽉 들어찰 정도로 덩치가 큰 지게차를 몰면서 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면허를 딴 지 2년이나 된 최씨가 이처럼 미숙운전을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서울의 한 소형건설장비 학원에서 실습도 없이 1시간 동안 운전하는 법만 배운 뒤 면허를 딴 데다 사고를 내기 전까지 지게차를 몬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지게차와 굴착기, 불도저 등 5톤 이하 소형장비 4종은 정부지정학원에서 법정교육시간(6~16시간)동안 실습을 받아야 이수증을 내주게 돼 있지만 최씨가 다닌 학원은 등록비 5만~20만원을 받고 1시간 교육으로 수강생에게 이수증을 내준 것이다. 수강생들은 엉터리 이수증으로 별도시험 없이 구청에서 손쉽게 면허를 발급받았다. 서울 소재 3개 건설장비 학원에서 돈을 받고 발급해준 엉터리 이수증은 2007년 이후 3,300여건. 이 가운데는 학원에서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고 우편으로 이수증을 받은 운전기사도 있었다. 이러다 보니 최씨처럼 미숙운전으로 대인ㆍ대물사고를 낸 경우가 무려 22건에 달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돈을 받고 이수증 장사를 한 김모(51)씨 등 건설장비 학원장 3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교육이수증을 2개 이상 부정발급받은 운전기사 137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교육이수증을 한 개만 발급받은 기사는 면허만 취소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 법규에 소형장비 학원의 교육 및 이수증 발급실태를 관리할 기관이 명확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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