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전국 30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제작비 7억원의 영화치고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개봉관 수. 개봉 첫 주 좌석점유율이 90% 안팎에 이르자 "우리도 프린트를 달라"는 극장의 요청이 배급사 스폰지이엔티에 쇄도했다. 지난 12일 전국 상영관 수는 98개. 개봉관 수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자신을 핍박하던 남편과 마을 사람들을 향한 한 여인의 복수극을 그린 저예산 영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감독 장철수)이 극장가에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2일까지 이 영화를 찾은 관객은 12만3,779명. 고작 그 정도냐 싶겠지만 영화의 규모(손익분기점 25만명)를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흥행 행보다. 스폰지이엔티의 관계자는 "아마 저예산 영화 중 상영관 수가 이렇게 늘어난 경우는 '워낭소리'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릴러에 해당하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은 당초 여름 극장가 개봉을 노렸으나 여러 배급사들이 흥행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손사래를 쳤던 영화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너무 상업적이지 않으면서 완성도를 지닌 영화라 뒤늦게 입소문을 타는 듯하다. 주인공의 복수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점도 뒷심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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