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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조선불교통사' 92년 만에 한글로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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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조선불교통사' 92년 만에 한글로 완역

입력
2010.09.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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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 불교 최고의 명저로 평가되는 상현(尙玄) 이능화(李能和ㆍ1869~1943)의 (전3권ㆍ1918년 간행)가 92년 만에 한글로 완역됐다.

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 순도(順道)가 처음으로 불교를 전한 372년부터 이능화가 원고를 마무리한 1916년까지 1,544년에 이르는 한국불교사를 결집한 종합역사서이자 불교백과전서로, 한국불교 역사의 보고이다. 그간 부분적으로 번역서가 나오긴 했으나 워낙 방대한 분량에다 내용이 까다로워 전체가 번역된 적은 없었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은 2002년 역주편찬위원회를 구성한 후 8년 만에 (전8권ㆍ동국대출판부 발행)를 최근 출간했다. 역주편찬위 위원장인 법산 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은 "는 고려시대까지의 의례, 생활, 종교, 예술 등 민족사를 종합한 '삼국유사'에 버금가는 무게를 갖고 있다"며 "삼국시대뿐 아니라 조선시대와 근대 초기까지 불교사를 중심으로 민중의 생활과 의식을 결집한 중요한 책"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특히 3분의 1 가량을 조선 불교에 할애하고 있어 조선시대 불교 연구가 취약한 학계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법산 스님은 "이능화 선생은 훈민정음이 범어(梵語)에서 기원했다는 논지를 펴기도 했고, 석굴암 조성과 관련한 일본 학자 세키노 다다시(關野貞)의 주장 전문도 싣는 등 관련 학계에 귀중한 자료를 많이 담았다"고 말했다. 역주 작업에는 법산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효탄 스님, 김진무 불교문화연구원 부교수, 한상길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등 10명이 참여했다.

번역진은 특히 원문이 인용하고 있는 사서, 금석문 등의 출전과 원문을 꼼꼼히 대조, 1,500~2,000개의 오탈자를 발견해 바로잡은 교감본도 함께 실었다. 전집은 상편 2권, 중편 1권, 하편 3권과 원문교감본 1권, 색인집 1권 등 총 8권, 6,000여쪽 분량이다.

조선 말 고종 6년에 태어난 이능화는 고향 충북 괴산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한 뒤 서울에서 신학문을 배워 영어, 불어, 중국어, 일어에 능통했던 재가 불자이자 문헌학자였다. 그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역사 연구에 몰두해 1918년 간행 후에도 등 많은 책을 썼다.

법산 스님은 "일연 스님이 몽골 침입 때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삼국유사'를 썼듯이, 국권이 침탈된 1910년부터 집필 작업에 착수한 이능화 선생도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자부심과 주체성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국대출판부는 전집 출간 외에도 이 책의 대중화를 위해 '한 권으로 보는 조선불교통사'(가제) 등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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