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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빵왕 김탁구'로 뜬 박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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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빵왕 김탁구'로 뜬 박성웅

입력
2010.09.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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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문신 사나이가 이렇게 뜰 줄 몰랐어요. 식당 아주머니들도 제 얼굴은 잘 못 알아봐도 바람개비 문신을 보면 바로 알더군요. 요새는 남녀노소 안 가리고 다들 (극중 호칭인) '진구형님'이라고 부릅니다."

16일 종영을 앞둔 KBS '제빵왕 김탁구'에서 극 전개에 결정적 열쇠를 쥔 인물인 일명 '바람개비' 조진구를 연기하고 있는 박성웅(37). 극중 주인공 탁구가 제빵사로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그는 실제 촬영장에서도 한참 후배인 윤시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두 사람은 진구의 정체를 안 탁구가 어머니의 원수인 그를 붙들고 오열하는 장면을 찍고 난 뒤 극중에서처럼 스스럼없이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시윤이가 원래는 눈물이 많은데, 카메라 앞에선 눈물이 안 나온다고 고민을 털어놨어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서도 '우리 탁구 잘 살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던 엄마의 마음만 생각하라고 주문했지요." 그는 "카메라 앞에서 그렇게 눈물 콧물 쏟아본 적은 처음인데, 상쾌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의 조언 덕분일까. 그는 "지금은 시윤이가 카메라만 돌면 운다"고 귀띔했다.

빵 굽기의 달인인 진구 역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오븐과 씨름을 해야 했다. 혼자서 오븐을 열고 쟁반을 한 바퀴 돌려 다시 오븐에 집어넣는 연습을 수없이 반복했다. 땀을 흘린 만큼 보람도 컸다. 그는 "나중에 방송을 보니까 달인 포스가 느껴졌다"며 흡족해 했다.

법학도였던 그가 연기로 방향을 튼 것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대학시절 중간고사 기간에 사법시험 패스해서 판검사가 되면 행복할까, 하고 일주일을 고민해봤어요. 답은 '노'였습니다."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액션스쿨을 수료한 뒤 무작정 충무로로 향했고, 1997년 영화 '넘버 3'에서 '한국건달 3'배역을 얻었다. 그는 "연기에 발 들이고 배역에서 숫자가 떨어지기까지 4,5년 걸렸다"고 했다. 연기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대학로 연극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2007년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주무치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때부터 드라마 오디션을 찾아다니는 배우에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는 배우로 거듭났고, 같은 길을 걷는 아내 신은정과의 인연도 맺어졌다.

'제빵왕 김탁구'는 그에게 아직도 꿈 같은 드라마다. "조진구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어요.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아서 꿈 속을 걷고 있는 듯 해요. 훗날 되돌아보면 추억의 한 부분을 거하게 장식하는 작품이 될 겁니다."

그는 '제빵왕 김탁구'를 찍는 동안 연내 방송 예정인 골프드라마 '버디버디' 촬영을 병행하느라 충북 충주와 강원 정선 등지를 정신없이 오가야 했다. 그 때문에 기자를 만난 지난 8일, 한 달이나 미뤄둔 아들의 백일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인터뷰 장소에 대동한 아내와 아들을 바라보는 표정에서 행복이 물씬 느껴졌다. "요즘엔 큐 소리가 나면 아들을 제일 먼저 생각합니다. 나태하지 않은 배우, 부끄럽지 않은 연기자 아빠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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