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3일 천안함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일부 의문점이 남아 있다.
우선 천안함 뒤에 달린 프로펠러가 좌현은 멀쩡한데 우현은 안으로 접혀 들어가 크게 손상된 점에 대해 명쾌한 설명이 없다. 민군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노인식 충남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시뮬레이션으로 변형분석을 한 결과, 프로펠러에 물체가 직접 접촉했을 가능성은 희박하고 갑자기 정지하거나 축이 밀리는 과정에서 우현에 비해 좌현이 충격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재차 질문이 이어지자 “폭발현장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추정컨대 좌현 쪽이 우현보다 빠져나올 때 속도가 느려 힘이 적게 가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점 때문인지 합조단은 끝내 프로펠러 변형에 대한 내용을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보고서에는 백령도 초병 2명이 목격했다는 100㎙ 물기둥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빠졌다. 윤덕용 합조단장은 “시뮬레이션을 완성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7월 국회답변에서 윤 단장이 “물기둥 시뮬레이션도 당연히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에 비춰볼 때 이유가 군색하다는 지적이 있다.
합조단은 당초 어뢰추진체에 쓰인 ‘1번’글씨의 잉크가 북한산인지 여부를 밝혀내겠다며 한 달 이상 시간을 끌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또한 CHT_02D 어뢰 도면이 실려 있다던 북한의 수출용 무기책자에 대해서도 보고서에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보고서는 천안함 내ㆍ외부와 침몰 현장에서 HMX, RDX, TNT 등 폭약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장황하게 기술하고 있는데 반해 결정적 증거인 어뢰추진체에서 폭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을 꺼렸다. 합조단이 “어뢰의 부식 정도를 판별하기 위해 가속화시험법을 한다”고 발표했다가 “불가능하다”며 뒤늦게 철회한 것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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