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원 명품녀'소동으로 케이블TV의 무책임한 행태가 새삼 드러났다. 황당한 소동의 발단은 7일 케이블채널 Mnet의 에 출연한 20대 여성이 자신의 몸에 치장한 의상과 액세서리 가격만 4억 원어치가 넘는다고 자랑한 것이다. 직업 없이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극단적 사치를 유지한다는 이 여성의 이야기는 인터넷을 통해 곧장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진 것은 물론이고 국회에서 야당의원이 불법증여 의혹을 제기하며 세무조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국세청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주변사람들을 통해 정작 본인은"방송 대본대로 읽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방송조작 논란이 불거져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Mnet측은 보도내용을 부인하면서 절대 과장방송이나 방송조작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와 함께 출연자가 직접 촬영한 자기집 내부 영상과 사전 인터뷰, 방송 원본 테이프 등으로 조작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여성이 쏟아낸 말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못하고 있다.
실제 국세청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이 여성의 부모는 그리 부유하지 않으며, 본인도 유부녀로 남편은 전문직 봉급생활자라고 한다. 이런 사실만으로는 거짓 또는 조작 여부를 단정할 수 없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케이블TV 측이 방송내용에 아무런 책임 의식을 느끼지 않는 듯한 행태이다.
이번 소동은 갈수록 선정성과 자극성을 좇는 케이블TV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20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4억원 명품녀'와 같은 비상식적 출연자를 등장시켜 갖가지 황당무계한 언행을 부추기는 것은 오로지 시청률을 노린 것이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것이라면 최소한의 사실 검증도 외면하는 케이블TV의'시청률 10%'는 거짓과 부도덕성을 토대로 쌓아 올린 것이다. 방통위는 케이블TV가 공적 책임을 저버리고 마냥 타락의 길로 치닫지 않도록 감시하고 규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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