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헤지펀드가 설립 이후 1,530억달러를 벌어 들였으며, 세계 7,000개 중견 헤지펀드들이 거둔 총 수익은 4,50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69년부터 헤지펀드를 조사해온 LCH인베스트먼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대 헤지펀드의 수익 규모는 같은 기간 영국항공이 번 순익보다 많았다. 특히 헤지펀드의 귀재인 조지 소로스와 존 폴슨이 각각 세운 퀀텀펀드와 폴슨앤컴퍼니가 거둔 수익은 월트 디즈니나, 맥도널드의 수익보다 많았다.
최대 수익을 낸 헤지펀드는 역시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차지했다. 92년 고평가 된 파운드화를 공매도해 영국 경제를 추락시키며 거액을 벌어들인 소로스는 73년 펀드 설립 이후 매년 평균 9억달러씩, 지금까지 모두 320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소로스와 그의 동료 300명이 거둔 성적은 3만4,300명의 애플이나, 미 30대 기업인 알코아가 벌어들인 전체 수익보다도 많은 것이다. 소로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폴슨은 지난 16년 간 보잉의 같은 기간 전체 수익에 조금 모자라는 264억달러를 벌었으며, 특히 2년 전에는 경제위기에 베팅해 역대 최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헤지펀드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8대 헤지펀드인 무어 캐피털은 “시장이 마치 한 의자에 여러 명이 앉아 있는 유럽연합(EU)처럼 영향력이 분산되면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폴슨은 “지금이 전에 경험하지 못한 투자의 적기”라며 낙관하고 있지만,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11%를 기록 중이다.
고수익 헤지펀드의 비결은 엄격한 투자원칙이 바탕이었다. 수익률 상위 헤지펀드들은 특히 자금 유출입을 까다롭게 해 만약의 잘못된 투자전략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도록 했다. 7대 헤지펀드인 아팔루사 맨니즈먼트의 경우 지금까지 수익이 124억달러이지만, 자산운용 규모는 125억달러에 불과할 만큼 투자에 신중하다.
그러나 공개되는 헤지펀드 수익률에 비해 실제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은 3~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0년 이후 알려진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은 12.6%이었으나, 투자자들은 실제로는 6% 가량의 수익을 배당 받았고, 이는 주식이나 채권투자 수익률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헤지펀드들이 수익의 20% 가량을 수수료를 떼기 때문인데, 이렇게 해서 10대 헤지펀드가 지금까지 챙긴 돈은 400억달러로 추산된다. 그러나 6대 헤지펀드인 브레밴 하워드 펀드 측은 “큰 리스크 없이 연간 6~7%의 수익률을 낸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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